<사설>한국경제에 대한 밖의 충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전망을 다시 하향조정하고 무역수지적자는 늘려 잡았다.이래서는 경기회복은커녕 점점 더 진창으로 빠지는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다.기업을 실제로 경영하는 국내의 실무분야 인사는 물론이고 일부 경제학자도 서슴지 않고 위기상황이라는 표현을 쓰는가하면 금융연구원과 재정경제원은 제2의 멕시코가 되느냐 마느냐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정부나 전문가도 중심없이 불안해하니 일반 국민은 오죽 하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한국경제가 과연 위기인가에 관한 판단에 도움이 될만한 해외 석학들의 의견은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국민경제교육연구소가 정리해 밝힌 해외 석학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우리 경제는 위기는 아니되 고도성장의 꿈에서 깰 것을 충고하고 있다.즉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다분히 경기순환적인 측면도 있고,현재 다른 아시아 여러나라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그러나 우리의 경우에는 지난 30년간 성공했던 고도성장시대의 개발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이점은 우리 스스로도 요즘'고비용 저효율'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낯선 충고는 아니다.즉 시장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정부내의 경직성 뿐만 아니라 대기업내의 관료성도 다함께 불식돼야 한다는 것이다.정부의 규제완화나 금융자율화에 의해 기업활력을 촉진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한국경제에 관한 한 국제적 상식이 된듯 하다.그만큼 우리가 아직도 고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라는 방증인데 거의 모든 해외 석학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한국이 과연 제2의 멕시코가 될 것인가라는 의문에는 대부분이 아니다라고 답변하고 있다.그러나 여기에도 단서가 붙는다.무역수지적자를 2백30억달러이내로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정부나 국민이 걱정해온 대기업 경제력집중은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라는 충고도 뼈아프다.우리 정부가 경쟁력이 문제라고 외치면서도 경쟁과 개방이 대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길이라는 정책은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정부는 밖에서 보는 석학들의 이런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