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수탁고 미국의 1.5% 수준…한국 펀드는 '구멍가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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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우리나라 펀드 시장이 펀드수탁고.고객유형 등에서 아직도 '걸음마'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펀드당 자산규모는 주요 비교대상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증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펀드 수탁고는 1128억달러로 미국(7조3945억달러)의 1.5% 수준에 머물렀다.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한 수탁고 비중도 22%로 미국(67%).캐나다(38%).이탈리아(32%)에 비해 크게 뒤졌다. 개인투자자들의 '탈(脫)증시'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시가총액 대비 주식형 펀드의 수탁고 비중은 5%에 불과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개인들이 펀드에서 계속 자금을 빼낸 결과다. 실제로 증권연구원이 분석한 펀드 고객 유형별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펀드의 개인 비중은 31%로 미국.일본.영국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우리나라는 펀드의 '소형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기준 총 펀드수는 6507개로 미국(8126개)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펀드당 수탁고는 1700만달러에 불과했다.

증권연구원 김근수 박사는 "장기투자에 대한 인식부족과 신상품 출시에만 주력하는 투신업계의 관행이 빚어낸 결과"라며 "포트폴리오 구성조차 불가능한 펀드가 많아 운용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펀드에 대한 관리.감독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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