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중.기업 커넥션 의혹 - 계좌에 거액입금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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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현철(金賢哲)씨 측근인 ㈜심우대표 박태중(朴泰重)씨의 계좌에서 기업들이 거액을 송금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朴씨를 매개로 한 재계와 현철씨의 관계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철씨의 그림자로 알려진 박태중씨와 코오롱그룹및 이 그룹의

이웅열(李雄烈)회장 사이의 거래는 모두 4건.코오롱그룹이나 李회장은▶94년 10월26일 朴씨에게 2억원을 투자하고▶94년중반 朴씨가 사장으로 있는 ㈜심우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의 원목수입을 공동추진했다.

또 95년 朴씨에게 5억원을 대출(코오롱 파이낸스)해 주었으며▶96년10월

朴씨가 실질적 소유자로 알려진 의류업체 ㈜파라오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코오롱그룹측은 이에 대해“사업상의 일이거나 우연일뿐”이며 “李회장과

朴씨의 관계는 단순한 사업 동업자사이”라고 해명했다.

또 코오롱상사가 94년 마다가스카르에서 장미목등 통나무를 수입하는

사업을 추진할 때 심우가 참여한 것은 사실이나 실행에 옮기기도전에

중단됐다고 말했다.

…우주종합건설측은“朴씨는 알지도 못하며 다만 ㈜두일이라는 회사로부터 빌린 돈을 갚을 때 두일측의 요청에 따라 朴씨 계좌로 40억원을 입금시켰다“고 밝혔다.

이 회사 오경화(吳京華.57)사장은“자금사정이 어려웠던 94년2월과 3월에 ㈜두일이라는 회사로부터 두차례에 걸쳐 사채 40억원을 빌려 갚았다”고 말했다.

吳사장은 또“돈을 갚을때 두일측이'박태중씨 앞으로 입금시켜달라'고

요청해와 유종태이사 명의로 송금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당시 우주종건측의 자금조달을 맡은 이 회사

고영준(高榮俊)부사장은“94년 대리인을 통해 두일이라는 회사로부터 돈을 빌렸는데 두일이 어떤 업종을 취급하는 회사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편 朴씨 계좌에 2억원을 입금한 한통엔지니어링

김덕식(金德植.63)사장은“지난 92년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나사본)가

용산의 우리 빌딩 1,2층(3백47평)에 세들면서 낸 보증금 10억원을 93년3월 나사본이 사무실을 비울 당시

한꺼번에 돌려주지 못해 나중에 입금시킨 잔금”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측은“회계장부를 확인한 결과 당시 3억원이 빠져나간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당시 사장인 조병일(趙炳逸)현 SK텔레콤 고문은“당시 공기업이었던

한국이동통신의 자금 운영관행상 3억원이란 거액의 입출금을 사장이 모를리 없다”고 말했다.그는“당시 재무본부장 역시 부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호.이영렬.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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