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상임부회장 정정섭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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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제 우리도 일방적으로 선진 우방의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 나라를 돕는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아직 우리도 넉넉하지는 않지만 조금만 더 눈을 높이 들어보면 우리보다 훨씬 가난하고 힘든 나라,가난한 이웃이 너무 많습니다.”

1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진료를 시작하는 한.우즈베키스탄 친선병원 설립 주역인 丁鼎燮 사단법인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상임부회장의 말이다.89년 창립이래 연간 후원금 60억원 규모로 발전한 이 기구는 세계의 굶주린 이웃의 생존과 자립을

위해 긴급식량 원조와 개발사업을 지원하는 일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처음에는 우리의 사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의 비난도 적지 않았습니다.국내에도 굶주리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 외국의 이웃을 돕는 일은 순서가 뒤바뀐 형국이라는 지적이었지요.그러나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촌에는 굶주려 죽어가는 이웃이

하루에 3만5천명이나 됩니다.이같은 현실을 알면서 굳이 우리 사정에만 매달릴 수 없는 일이지요.”

단순히 구호물자를 배급하는 사업을 넘어서 직접 구호사업에 참가할 봉사자를 파견하는 국제기아대책기구에서는 이번 한.우즈베키스탄 친선병원에도 의료진을 파견할 예정이다.

“구호물자를 배급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구호 대상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의지를 고취하는 일입니다.병원을 설립 운영하는 일도 따지고 보면 우리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보여줌으로써 그들 스스로 선진적인 의료 서비스 개선에 나서도록 돕는 일일 뿐입니다.”

〈고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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