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월드컵서도 번번이 ‘불발탄’ 숙제 남긴 박지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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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메달을 건 박지성이 클럽월드컵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요코하마 AFP=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결승전 전날인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은 내가 좋아하는 선수고 헌신적인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창출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면서도 “스스로 골 결정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완곡하지만 공격수답게 골을 넣으라는 엄중한 명령이었다.

21일 LDU 키토(에콰도르)와의 결승전. 박지성은 전반 두 차례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 35분 루니의 패스를 받을 때는 주춤하다 타이밍을 놓쳤고, 전반 종료 직전 안데르손의 롱패스에 오른발을 갖다 댔지만 바운드가 높아 슛을 띄우고 말았다. 반면 이날 별다른 기회를 얻지 못하던 웨인 루니는 후반 28분 한 차례 찾아온 기회에서 결승골을 뽑아냈다.

경기를 마친 박지성은 “아시아 팬들에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아쉬워했다. 좀처럼 터지지 않는 골에 스스로도 실망하는 모습이었다.

아시아인 최초로 FIFA 클럽월드컵 챔피언에 오른 박지성은 22일 오후 잉글랜드로 돌아갔다. 올 시즌 18경기에서 단 1골. 9월 21일 첼시 원정경기에서 골을 뽑아낸 후 15경기(선발 11경기)째 무득점이다. 맨유는 26일 스토크시티 원정을 시작으로 내년 1월 15일 위건과의 홈경기까지 20여 일간 6경기를 치르는 살인 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 기간에 골을 넣지 못한다면 올 시즌 되찾은 주전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박지성은 “감기를 앓기는 했지만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며 “대표팀 경기 때문에 장거리 여행을 많이 해봤다. 다른 동료들에 비해 시차적응에서도 유리하다”며 살인 일정을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요코하마=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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