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900원시대의 경제학-기업 煥差損 신음.만불 소득도 위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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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1달러=9백원 시대'가 코앞에 닥쳤다.달러 도매시장격인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9백원대 진입이 초읽기 단계다.소매가격인 은행들의 현찰 매도율은 이미 달러당 9백원을 넘어섰다.

28일에도 달러시세는 개장 직후부터 치솟기 시작,한때 8백99원30전까지 치솟았다가 8백97원50전에 마감됐다.평균환율(29일 매매기준율)은 달러당 8백97원10전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이처럼 환율이 오르면서 국내 경제에'환

율 효과'란 여러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구체적 현상과 파급효과,그리고 이런 때의'재테크'전략등을 알아본다.

◇어떤 변화들이 나타나나=달러가치가 높아지면서 소비재 수입과 해외여행이 줄고 있다.달러값이 오른 만큼 요금이 비싸지기 때문이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중 소비재 수입은 12억달러로 지난해 2월에 비해 2천만달러 줄었다.승용차와

담배등의 수입이 많이 감소했다.

또 여행수지 적자폭(유학.연수 포함)도 총 2억4천7백만달러로 전달(3억6천만달러)에 비해 1억1천3백만달러 줄었다.물론 불경기탓이 크지만 소비재 수입과 해외여행이 주춤한데는 달러값 상승도 단단히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기업들은 늘어나는 달러 부채에 대한 환차손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일부 기업은 수입대금을 달러 대신 엔화로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올해 연평균 환율을 달러당 8백50원으로 가정하면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1만9백7

4달러로 지난해의 1만5백84달러보다 3백90달러 늘게 된다.

환율 상승은 1인당 GNP에도 영향을 미친다.달러당 9백원이면 올 1인당 GNP는 1만3백64달러(성장률 6% 기준)로 지난해보다 2백20달러 줄어든다.

원화값이 더 떨어져 연평균 환율이 9백30원대가 되면 1인당 GNP는 다시 1만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달러가 최고의 투자대상=올들어 지난 28일 현재까지 만 3개월동안 달러시세는 5.5% 올랐다.만일 이 기간중 원화를 달러로 바꿔 가지고 있었다면 연간 22%의 수익을 올린게 된다.여기다 외화예금에 대한 이자 5%를 합치면 실제

수익률은 27%가 넘는 셈이다.이 정도면 국내 금융상품중 최고의 수익률이다.

◇원화가치 하락기의 지혜=가장 큰 원칙은 달러가 필요하면 미리 사두고,달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파는 일을 가급적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학생등을 둔 가정에서 해외송금을 할 일이 있는 경우라면 가급적 빨리 송금해주는 편이 좋다.

또 해외여행때는 가급적 카드사용을 자제하고 여행자수표등을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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