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金 협력으로 난국타개 모색 - 與野 영수회담 왜 추진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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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얼어붙었던 3金관계에 봄이 오는가.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의 제의를 계기로 다음주 개최가 유력한 여야 영수회담은 기존의 3金관계에 새 국면을 여는 한편 내각제를 앞에 놓고 들끓는 정국에 상당한 정리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현재의 정치흐름은 여야가 영수회담을 해놓고도 논의에 대한 해석을 놓고 다투던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영수회담을 예상케 하고 있다.

지난 1월 4자회동 이후 정국에는 몇가지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다.우선 청와대는 한보-김현철(金賢哲)의혹의 계속적인 증폭으로 위기 국면에 놓여 있다.정국 장악력도 현저히 떨어졌다.

이회창(李會昌)대표의 등장으로 여권내 대선 레이스가 본격 점화된 점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야권도 변화의 와중에 놓여 있다.김대중총재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닥친 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두 金총재를 동일시하는 시각의 확산속에 일각에서 제기되는 헌정중단등의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는 후문이다.DJ가 24일

'정쟁의 일시 중단'을 선언한 것은 이런 인식의 산물로 해석된다.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 또한 여권의 위기를 남의 일로 여기지 않고 있다.그는 차제에 연내 내각제 개헌을 밀어붙일 태세다.

자민련과 신한국당 일부 인사들의 잦은 접촉은 김종필총재가 국민회의와의 선(先)대통령선거.후(後)내각제 개헌보다 연내 내각제에 천착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전체 구도로는 1金(金대통령)이 위기에 처하자 나머지 2金이 동반퇴조의 위협을 느낌으로써 기존의 대립.대치 국면이 일정기간 해빙국면으로 이동하는 상황이다.

물론 이들이 이끄는 여야 정당간의 관계마저 하루 아침에 우당(友黨)으로 바뀔 만큼 극적 변화는 아직 기대밖이다.

이런 와중에 대두된 영수회담은 3金이 처한 입지나 정세 흐름으로 보아 봄 정국의 향방을 좌우할 첫번째 고비로 보인다.경제회생책 논의가 명분이지만 3金의 정치경력과 상황에 비춰 말 한마디에 이심전심(以心傳心)의 광범한 의사소통이 가

능하다는 관측이다.여야 모두 4자회동후 단독 연쇄회동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그러나 이번 회동이 현 정국의 최대 화두인 내각제 개헌문제를 주요 논의대상으로 다룰지는 의문이다.우선 金대통령은 임기내 내각제 개헌불가를 26일에도 거듭 밝혔고,내각제 논의에 반대하는 이회창대표도 참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의 4자회동은 3金이 정치력을 발휘,경제회생책에 공동의 노력을 보임으로써 국민을 우선 안심시키는데 주안점이 주어질 것이다.

결국 3金의 행보는 당분간 한걸음 한걸음 다져가는 조심스런 형태가 유력하다.다만 3金이 대립과 대결보다 공존과 공생을 모색하기 시작한 걸로 보아 원칙 천명선에서의 부분적인 소득은 충분히 예상된다. 〈김현종 기자〉

<사진설명>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가 26일 오전 대표취임 인사차 국민회의 당사를

방문,김대중 총재와 악수하고 있다.이 자리에서 李대표와 金총재는 시국

수습방안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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