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교실 여는 개그맨 이홍렬 "웃음이 가장 좋은 태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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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가장 큰 태교입니다. 임부(妊婦)가 웃으며 유쾌한 시간을 보내면 배속의 아이도 함께 웃습니다. 건강하고 활기찬 아이가 태어날 수밖에 없지요."

개그맨인 '뺑코' 이홍렬(李洪烈.50)씨가 새로운 태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이홍렬의 산모교실'((www.celltree.co.kr), 080-264-9380)을 매월 한차례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500여명의 임부가 참석한 가운데 산모교실을 연 데 이어 다음달 2일에는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두 시간 동안 진행한다. 산모교실은 5인조 실내악 연주인 '태교 작은음악회'를 시작으로 '도전 영상 퀴즈 서바이벌''영상으로 보는 태교동화' 등의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방송에 데뷔한 지 26년이 됐습니다. 여태까지 안 해본 공연이 없을 정도지요. 그러나 임부만을 대상으로 한 공연은 처음입니다. 어느 공연보다 재미있고 보람찬 공연입니다." 李씨는 오는 11월까지 일곱차례만 할 예정이었으나 반응이 좋아 연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부는 그 어느 청중보다 웃을 준비가 잘 돼있는 관객이라고 그는 말했다. 어깨를 뒤로 젖힌 채 배를 앞으로 내밀고, 배 위에 손을 얹어놓은 자세가 웃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그는 "웃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는 임부를 향해 유머를 던지면 금세 폭소가 터지기 때문에 저의 입장에서는 가장 편한 공연"이라고 말했다.

李씨는 '이홍렬의 속설 따라잡기'코너에서 전문가와 함께 임신과 출산에 관한 속설과 궁금증을 ○, ×퀴즈로 풀어본다.

그는 "아내가 둘째 아이를 출산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의 감동 등 저의 에피소드도 임부와의 교감에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후배들에게 아내가 아이를 출산하는 고통을 함께 나누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李씨는 동양방송(TBC) 라디오 '가요대행진'에 출연했던 시절인 1979년 회사 경리부에서 출연료를 정산해줬던 아내 박인규(42)씨를 만나 열애 끝에 87년 결혼했다. 그는 재혁(16).재준(14) 등 두 아들을 뒀다. 李씨는 "지난 공연 때 출산 예정일을 사흘이나 넘긴 임부도 참석해 주변에서 공연장에서 아이를 낳을까 '걱정'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아내들은 임신했을 때 매우 힘들다고 해요. 요즘은 직장 여성이 많아 더 그렇지요. 그때 남편이 잘 도와주고 챙겨주면 부부의 정이 더욱 깊어집니다." 일본.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던 李씨는 2000년 '아버지 되기는 쉬워도 아버지 노릇하기는 어렵다'는 책을 내기도 했다.

글=김동섭 기자, 사진=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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