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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고졸신인 대졸보다 열세 - 대어 거의 없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돌풍 소멸'.

매년 계절풍처럼 몰아치던'고졸신인 돌풍'이 올해는 미풍에 그칠 공산이 크다.이미 두차례씩의 시범경기를 통해 가능성을 보여준 신인은 모두 대졸 뿐.고졸신인 돌풍으로 몸살을 앓던 예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인 것이다.

역대 고졸신인 돌풍치고는 싱거웠던 지난해만 해도 투수 박명환(OB).김상진(해태)과 내야수 박지만(현대)이 시즌 개막전부터 주위의 관심을 모았다.또 이들은 기대대로 팀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8개구단의 전력이 만만치 않고 알찬 대졸신인들이 많아 고졸신인들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마땅치 않다.

연세대와의 스카우트 파문끝에 LG에 입단한 투수 김민기(덕수상고졸)조차 올해는 활약을 기대하기 힘들다.지금도 통할 수 있지만 2,3년의 수련기를 거쳐 완제품으로 선보이겠다는 것이 LG의 계획이다.또 LG에 입단한 내야수 손지환(휘

문고졸)도 2루수 백업요원으로만 뛰게 된다.

현대에 입단한 투수 이근용(인천고졸)도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투수왕국 현대에서 주전이 되기는 어렵다.

'제2의 박진만'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일경(경동고졸)은 2루수로 전향한 김인호에게 밀려 기회를 잃었다.이같은 상황은 예년에 비해 많은 유망주들이 프로보다 대학을 선택했기 때문이기도 하다.최대어로 꼽힌 김병현(광주일고졸)이 해태의 유

혹을 뿌리치고 성균관대에 진학하는등 지난해 8개구단 고졸 우선지명 선수 24명 가운데 겨우 9명만이 프로에 입단,절대수가 줄어든 것이다.

고졸신인의 돌풍은'동전의 양면'이다.프로야구의 활력소가 되는 동시에 국내 프로야구의 낮은 수준을 말해주는 부정적 요소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박정현(현대.88년),염종석(롯데.92년),이대진(해태.93년),김재현(LG)주형광(롯데.이상94년)등으로 이어져 한여름 계절풍같던 고졸 돌풍이 올해만큼은 미풍인듯 약하게만 느껴진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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