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파일>프레드 지네먼 감독 - 장르마다 최고작품 남긴 명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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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90년 평생 동안 22편의 장편영화와 19편의 단편 영화를 연출해 4개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프레드 지네먼 감독이 지난 14일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89년 미국국립영화원 선정 고전영화 25편중 1위로 꼽힌 서부극의 고전'하이 눈'만으로도 그의 이름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텐데 놀랍게도 지네먼 감독은 필름 누아르.멜로물.뮤지컬.로맨스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최고의 작품들을 남겼다

.

아주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챙기는 완벽주의에 기술적 완성도 과시등 사실주의 연출 솜씨를 보이는가 하면 몽고메리 클리프트와 말론 브랜도를 데뷔시키는등 숱한 스타들을 최고의 자리에 앉혔다.줄리 해리스.프랭크 시내트라.데버러 커.오드리

헵번의 기존 이미지를 깨뜨린 캐스팅도 그의 영화를 언급할때 빠지지 않는 업적이다.지네먼의 작품은 국내에 4편이 출시돼 있다.

▶하이 눈(52년.문화프로덕션):안온한 삶을 앞두고 있는 보안관에게 도덕적 딜레마와 시험을 안겨줌으로써 매카시즘의 마녀 사냥에 대한 우화적인 정치 논평을 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극 진행시간과 상영 시간의 일치라는 실험성등 기존 서

부극의 틀을 깬 작품으로도 기록된다.

▶지상에서 영원으로(53년.컬럼비아):일본의 진주만 공격 직전인 1941년,하와이 스코필드 바락 캠프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갈등.사랑.우정을 그린 흑백 드라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한 8개상을 수상했다.

▶자칼의 음모(73년.CIC.사진):60년대 프랑스의 비밀 극우단체가 드골 대통령 암살을 꾀한다는 내용으로 다큐멘터리를 보듯 서서히,그리고 치밀하게 긴장을 증폭시켜 암살이라는 클라이맥스로 끌어올리는 암살 청부업자 영화의 최고봉.

▶줄리아(77년.폭스):매카시즘 선풍 시대에도 공공연하게 마르크스주의자를 자처했던 할리우드 최고의 여성 시나리오 작가 릴리안 헬먼의 자전적 삶과 레지스탕스로 활약한 줄리아란 친구의 신념과 그녀와의 우정을 회상하는 기념비적인 여성영

화.

(비디오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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