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은 백화점 상품권 처리문제 발생 - 부산 유나백화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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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백화점이 문을 닫으면 백화점에서 발행한 상품권은 어떻게 됩니까.”

삼미그룹의 부도사태 속에 삼미금속 소속 부산유나백화점(중구신창동)이'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고 설날 선물로 받은 상품권을 갖고 갔다가 상품으로 바꿀 수 없게 된 사실을 알게 된 崔모(29.부산시해운대구우2동)씨는“상품권이 휴지가

돼버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백화점측이 설날을 전후해 발행한 상품권중 아직 상품으로 바꿔가지 않은 것만도 1억3천만원어치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백화점이 문을 닫은 것은 삼미특수강 부도(19일)에 이어 삼미그룹의'연쇄도산'설이 전해진 20일 오후5시.

백화점에 들어가 장사하던 업체들이 이날 오전9시부터 다투어 철수하면서 무기한 휴업에 들어간 것이다.

2층 매장에서 란제리등 여성 내의류를 팔던'비너스'가 이날 오전 6천만원어치의 물건을 빼내가면서 시작된 철수행렬은 20일 80%가 빠져나간데 이어 나머지 20%도 21일 오전 모두 철수했다.백화점측이 40여 입점업체들에 물건을 판

대금으로 발행한 3~6개월짜리 어음은 20여억원.

여기에 광고비와 광고물 인쇄비등으로 지불한 어음도 5억원정도나 돼 결국 부실어음은 25억원(백화점 발표)에 이른다.

백화점측은 그러나 주거래은행인 상업은행이 모체인 삼미금속과 함께 재산보전신청중인 상태인데도 뒷마당에서 일부 스포츠웨어와 자체 재고상품인 남성.여성의류등을 50~80%선에 마지막'떨이세일'을 하는등 침착하게 회사 정리를 해 나가는

모습.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27~28일쯤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질 것 같다”며“아직 백화점이 어떤 형태로 처분될지는 전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입점업체들도 막연히 기다리는 상태”라고만 밝혔다.

직원 40여명도 일단 정상출근을 하고 있으나 구석 구석 모여 부도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떠날 채비를 하는등 어수선한 분위기.

직원들은“지난해 12월부터 보너스가 한달씩 밀리는등 자금사정이 아주 나빠지기 시작해 벌써부터 사태를 예견했다”고 말했다.

한편 상품권 문제와 관련,백화점 관계자는“상품권의 경우 백화점측의 부도에 대비해 보증보험에 들어 있기 때문에 돈으로 되돌려 받을 수는 있다”며“그러나 회사처리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내려진 뒤에야 보증보험회사에 가서 환불받을 수 있

다”고 밝혔다.

반면 유나다대점(부산사하구다대동)의 경우 신창동의 유나백화점과는 달리 여러 매장이 분양형식으로 들어와 있어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도 아직 80%의 입점업체들이 남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부산=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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