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정폭력문제 전문가 스트라우스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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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폭행당한'상처'는 평생을 갑니다.몸에 난 상처야 시간이 지나면 낫지요.마음의 상처가 문제입니다.”

21일 한국아동복지학회 주최로 열린'가정폭력과 아동복지'국제학술대회 발표자 머레이 스트라우스(미 뉴햄프셔대 사회학.70)교수.가정폭력 문제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있는'가족리서치연구소'소장이기도 한 그는“가정폭력은 피해자와 가해자,

어린 자녀까지 가족 모두에게 크나큰 심리적 충격을 미친다는 점에서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성인남녀의 15%가량이 배우자로부터 습관적인 폭행을 당하고 있습니다.이 숫자는 70년대이후 사회전반의 다각적인 노력으로 가정폭력이 크게 줄어든 결과죠.”

스트라우스 교수는 평균 결혼연령이 높아지고 재정적으로 남편에게서 독립하는 여성들이 늘어난 것도 가정폭력 발생률을 낮춘 원인이 됐다고 말한다.그러나“무엇보다 큰 공헌자는'집안일'로 당연시되던 가정내 폭력이 가정 밖에서 벌어지는 폭력

과 마찬가지로 흉포한 범죄라는 점을 널리 알린 여권운동가들”이라는게 스트라우스 교수의 주장.73년 여권운동가들의 손으로 처음 설립된'매맞는 여성을 위한 안식처'는 정부보조금.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활성화되며 미국전역에 2천개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전한다.

기혼여성의 61%가 남편으로부터 폭행당하고(93년 보건복지부 조사) 이를 막기 위한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이 막바지에 이른 한국의 현실과 관련,스트라우스 교수는“법도 법이지만 사회인식이 달라지는게 더욱 중요하다”면서 ▶신고받은 경찰의

적극적 개입▶가해자에 대한 교화 프로그램 개발▶피해여성을 위한 피난기관 설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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