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공장 한 달간 ‘올스톱’ … 도요타는 주 3일 휴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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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생존 위기에 처한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비상경영에 들어섰다.

미국 3위 자동차 업체인 크라이슬러는 19일 교대근무가 끝나는 시점부터 적어도 한 달간, 북미 지역 30개 전 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내년 1월 19일 일부 공장이 다시 정상화되겠지만, 오하이오주 톨레도의 2개 공장은 1월 26일까지,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미니밴 공장 등은 2월 2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크라이슬러의 공장 가동 중단 이유는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증가다. 크라이슬러의 11월 미국 내 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나 줄었다. 바닥이 드러난 현금을 덜 까먹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론 콜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말까지 수중에 남는 돈은 25억 달러 정도”라며 “직원 월급 주고 공장 돌리는 운영자금밖에 안 된다”고 털어놨다.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 당장 내년부터 부품업체 등에 지급할 돈을 못 줄 수도 있다.

앞서 미국 내 1위인 GM은 북미 지역 공장 30%의 가동을 중단해 내년 1분기에 자동차 생산량을 25만 대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빅3’ 중 하나인 포드 역시 통상 2주였던 연휴를 1주 더 연장했다. 내년 1월 12일까지 북미 10개 공장에 대한 조업을 사실상 중단할 예정이다.

미국 빅3뿐만이 아니다. 17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내년 1월부터 일본 내 11개 공장에서 생산 및 비용 감축을 위해 금요일을 휴일에 더한 주3일 휴무 체제를 시행키로 했다. 도요타가 평일 조업을 중단하는 것은 1993년 8월 이후 15년여 만이다. 올 하반기 처음으로 1000억 엔의 영업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닛산자동차도 내년 1분기까지 일본 내 공장 생산을 7만8000대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발표한 14만7000대의 감산 계획을 합치면 감산 규모가 총 22만 대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GM대우오토앤테크놀로지의 군산공장이 18일부터 조업을 중단했다. 이 회사의 인천 부평1공장과 경남 창원공장 역시 22일부터 한시적으로 생산라인을 세울 예정이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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