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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방콕족’… 게임·TV가 잘 팔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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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경기가 나빠지면 ‘방콕’ 비즈니스가 뜬다. 외출하지 않고 ‘방’ 안에 ‘콕’ 틀어박힌 속칭 ‘방콕족’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게임이나 TV, MP3·카세트 플레이어, 오븐, 냉장고는 집에서 뒹구는 이들에겐 둘도 없는 친구다. 불경기 속에서도 잘되는 업종이 있는 건 다행이지만 노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면 좀 씁쓸해진다.


젊은 층의 소일거리이자 큰 위안은 게임이다. 쇼핑·외식을 줄이고 여행 계획을 취소하는 대신 비디오·온라인게임을 즐긴다. 국내에서 지난달 25일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의 신작 ‘아이온’은 불황 덕을 톡톡히 본다. 4년간 250억원을 들여 개발한 온라인 대작 게임으로 동시 접속자 수가 15만~2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에서도 게임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일본 닌텐도의 게임기 ‘위(Wii)’는 미국 시장 진출 이래 지난달 최대 판매고(204만 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두 배 이상 팔려 나간 것.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360’(84만 대)이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3’(38만 대)도 전달보다 두 배 이상 팔렸다. 시장조사 업체 NPD는 “10월에 비디오게임기와 타이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었다”고 밝혔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게임은 1만원만 있으면 한나절을 즐길 수 있어 비용 대비 효용이 큰 오락물”이라며 “불황에도 게임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런 분위기는 네티즌이 인터넷에 머무는 시간이 확 늘어난 데서도 감지된다. 시장조사 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남성 네티즌의 월별 인터넷 체류 시간은 지난해 16~21시간에서 올해 19~24시간으로 길어졌다.

전자제품 중에서도 TV 등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29일 시작한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 최대의 세일 성수기. 그 주말에 삼성전자는 지난해의 2.5배인 23만6000대의 LCD TV를 팔았다. 비수기 기준으로 한 달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NPD는 “이 기간 LCD TV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8% 늘어난 86만6000대”라고 집계했다. 삼성전자 측은 “3분기에 LCD TV 판매량이 540만 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 이어 4분기에도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세계시장에서 3분기까지 1436만 대를 팔아 지난해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연간 목표 2000만 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시장도 비슷한 추세다.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의 집계 결과 TV 판매량은 9월 956대에서 10월 1167대, 11월에는 1418대로 늘었다.

MP3플레이어의 대중화 속에서 한물간 제품으로 간주된 휴대용 카세트 CD플레이어도 올해 48만 대가 팔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인켈의 조사 결과 68%가 ‘초등학생 이하의 어학학습용’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에 보내는 대신 교재와 학습테이프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이 시장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광파오븐이나 김치냉장고 같은 제품도 잘 나간다. 김치를 직접 담그는 소비자가 늘면서 업계에서는 김치냉장고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40% 정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 LG전자의 광파오븐은 지난달 국내에서 1만3000여 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달의 두 배다. LG전자의 이상규 상무는 “멜라민 파동 같은 일로 먹거리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외식 대신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 경우가 늘어 관련 제품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우·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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