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뒤 적군 잡는 K11소총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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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열상검출기가 체온을 감지해 바위 뒤편에 숨은 적군을 찾아낸다. 사격통제장치가 자동으로 거리를 측정하는 것과 동시에 직경 20mm의 탄환이 발사된다. 총알은 정확히 적군의 머리 위 공중에서 터진다. 반경 5m 안의 적군은 완전히 궤멸된다.”

이 같은 첨단기능으로 우리 군의 전투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K11 복합형소총을 개발한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박창규)) 김인우(53·사진左)박사. 그는 세계 소총 개발사의 신기원을 이룩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김 박사는 18일 2008년 한 해 국방과학기술 개발에 탁월한 기여를 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ADD인 상’을 받았다.

K11 소총 개발은 물론, 우리 군이 현재 쓰고 있는 K2소총과 세계 최고수준의 보병전투장갑차로 인정받는 K21의 연구·개발에 기여한 공로 때문이다. 지난 8년간 185억원을 들여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K11 소총은 총열이 2개인 획기적인 구조다. 하나의 총열은 일반 소총탄환(직경 5.56mm)을 쓰고, 다른 하나는 공중폭발 기능이 있는 20mm탄을 장착해 필요할 때 골라서 쏠 수 있다. 내년 말 실전에 배치되면 군 전력증강에 획기적인 전기를 제공할 것이란 게 군 당국의 기대다. 김 박사는 “선진국에서도 많은 시도를 했지만 실패하거나 개발진도가 미미했다”라며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에 성공해 기쁘다”라고 말했다.

연구소 기동화력부장을 맡고 있는 김 박사는 27년 동안 소총 등 개인화기 개발의 한길을 걸었다. 그동안 논문 46편과 보고서 124건을 냈고, 5건의 특허와 4건의 소프트웨어를 등록했다.

공동 수상자인 강치우(59·右) 박사는 우리나라 유도무기 연구개발의 산 증인으로 불린다. 1976년 연구소에 들어와 현무의 전신인 백곰사업을 진행했다. 현무는 180km 밖의 목표물을 겨냥할 수 있는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 346억원의 예산을 들인 미사일 개발로 한국은 자주국방의 기틀을 본격적으로 다질 수 있게 됐다. 대함유도무기체계 개발단장을 맡고 있는 강 박사는 정찰용 무인항공기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 왔다.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는 “강 박사는 만 32년 동안 근무하면서 한국의 유도무기 수준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았다”라며 “정밀타격 시스템의 국내 독자개발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라고 말했다.

ADD는 박정희 대통령 때인 70년 8월 ‘자주국방의 초석’을 기치로 설립됐다.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이곳은 연구개발 내용은 물론 조직·운영도 보안 속에 싸여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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