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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빙하기에 들어선 대졸취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경기침체로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대졸신입사원의 채용을 줄이고 있어 고학력자의 취업은 빙하기에 들어섰다.이는 그동안 취업박람회 등에 몰리는 열기에서도 느껴졌지만 정부가 공식집계하는 전국의 구인배율(기업이 채용을 원하는 근

로자 수를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 수로 나눈 비율)로도 확인됐다.

17일 발표된 대졸자에 대한 구인배율은 0.27로 정부가 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8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이는 최근 늘기 시작한 50~60대의 조기퇴직과 함께 장기적으로 실업률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이제 고용안정은 정부

가 신경써야 할 중요한 정책과제로 등장한 것이다.

올 1월 현재 실업률은 2.6%로 아직은 심각해 보이지 않지만 지난해 9월이후 불과 4개월만에 실업자가 37만8천명에서 55만명으로 17만3천명이나 늘었다.실업자수의 증가폭이나 속도가 경기악화와 함께 지나치게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걱정스럽다.또한 이같은 노동시장에서의 고용불안이 단순히 경기순환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경제의 총체적인 경쟁력약화에 따른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경기회복 후에도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는 계속 과제로 남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정부와 노사양측 모두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감하는 것만이 문제해결의 출발점이다.앞으로 상당기간 임금상승보다 고용안정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노.사.정 모두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습득이나 직업훈련 등 인력개발에 총

력을 기울여야 한다.대학은 졸업장만 양산(量産)할 것이 아니라 당장 현장에서 사용가능한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정부는 기업이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를 늘리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동시에 취업정보망을 컴퓨터 네트워크화

해 탐색비용을 줄여줘야 한다.

이제 대학만 나오면 취업이 되고 한번 취업하면 평생 가는 시대가 지나갔다.경쟁속에서 취업을 보장받으려면 스스로의 생산성과 기술을 제고시키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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