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잘못고치면 오히려 불편 아파트 개조 신중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봄철을 맞아 아파트마다 집안을 보다 넓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베란다를 트거나 붙박이장을 설치하는등 개조공사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하지만 개조공사는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

만만치 않은 비용,짧지 않은 공사기간,까다로운 법적 허용기준등에 맞춰 공사를 하려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주부들은 새로워질'쾌적한 실내'를 기대하며 갖가지 고통(?)을 감수하지만 막상 달라진 집안에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적지않다.왜냐하면 집안의 스타일은 차치하고라도 생활속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거실 베란다를 튼 경우=실내공간을 넓히기 위해 베란다를 트는 경우가 많다.최근에는 개조에 대한 법적 기준이 강화돼 콘크리트 대신 주로 나무로 바닥을 올린다.

이 경우 시각적으로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는 크지만 집내부가 밖에서 들여다 보이는 단점이 있어 항상 블라인드나 커텐을 쳐놓고 있어야 해 불편이 크다.

그리고 베란다 확장공간에는 어울리는 가구등을 채워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데 직사광선으로 인해 가구가 상하기 쉽다.

또 문을 열어놓았을 때 비가 오면 집안까지 비가 들어오기도 한다.

영보디자인의 이인영(李仁榮)대표는“거실이 너무 좁지 않다면 베란다를 터 거실에 흡수하기 보다는 실외와 실내의 완충역할을 하는 베란다 고유기능을 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뒷베란다를 다용도실화하고 다용도실로 주방을 넓힌 경우=부엌공간을 넓히려고 이런 개조를 하고나면 다용도실에 있는 세탁기를 대개 뒷베란다에 놓게된다.

이경우 빨랫물이 뒷베란다의 빗물받이통으로 흘러가 결과적으로 오물을 아래로 흘려보내는 꼴이 된다.게다가 소음도 심해져 본의 아니게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따라서 개조시 빨랫물을 정화조로 흘려보내는 조치를 잊어서는 안된다.

◇뒷베란다와 다용도실 바닥을 모두 올려 실내를 넓힌 경우=이 경우엔 물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공간이 없어져 화장실겸 목욕탕이 물쓰는 유일한 공간이 된다.

그래서 김치를 담글 때나 걸래를 빨 때도 변기옆에 쪼그리고 해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붙박이장의 설치=전기코드선을 미리 체크하지 못해 콘센트의 위치를 바꾸지도 않은채 붙박이장을 설치해버려 난감해지기 쉽다.

특히 신발장의 경우는 두꺼비집의 위치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키큰 장을 설치해버려 부랴부랴 재시공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그밖의 경우=개조공사시 미리 방이나 욕실등에 필요한 전기선과 전화선을 확보해야 한다.

간혹 아주 고가인 대리석을 부엌 바닥에 까는 경우가 있는데 대리석에 김치국물이 스며들면 지워지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인테리어 자유기고가 진희경(秦僖慶)씨는“아파트 개조를 남이 하니까 한다는 생각은 금물이며 자신의 실내에 어떤점이 필요한지 꼭 따져봐야 한다”며“시공자를 선택할 때도 시공자의 경력과 용역의뢰를 어디에 하는지 알아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신용호 기자〉

<사진설명>

아파트의 거실쪽 베란다에 나무재질을 바닥에 깔아 거실을 넓힌

아파트.실내가 좁은 경우 공간활용에는 효과가 크지만 베란다 기능을

잃어버린 만큼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김춘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