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는 힘든데 경기전망은 '장미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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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는 좋은데 살림살이는 왜 이렇지-'

고공 행진하는 유가, 높은 실업률, 8백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주가 등으로 '체감 경기'는 바닥인데도 정부에서 발표하는 경제 지표는 장미빛이다.

한국은행은 28일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15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변기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유가(중동산 두바이유 기준)가 4월 말보다 배럴당 5달러 정도 올랐지만 연간 평균 수입량(8억배럴)을 감안할 때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달 경상수지에 대해 "해외 배당급 지급과 관련한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면서 소득수지가 12억달러 정도 개선되고 무역수지 흑자도 지속적인 수출 호조로 3억달러쯤 확대될 것"이라며 흑자 규모가 2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에도 경상수지는 12억달러 흑자를 내며 12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지속했다. 게다가 외국인에게 지급되는 배당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소득수지 적자가 14억4천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는 12억달러로 3월의 9억1천만달러보다 2억8천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당초 예상했던 5~6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작년 5월 10억8천만 달러의 흑자를 낸 이후 12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특히 올 1월부터 4월까지의 경상수지 흑자가 73억4천만달러에 달해 당초 한국은행이 예상하고 있는 연간 15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품수지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월의 26억3천만 달러보다 7억5천만 달러가 늘어난 33억8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8년 12월 33억9천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사상최대 규모다.

서비스수지도 적자규모가 4억5천만 달러로 전월의 적자 6억5천만 달러보다 2억 달러 축소되며 점차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소득수지는 14억4천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 전월 적자폭(7억2천만 달러)의 2배로 늘어났다. 이는 월별로 사상 최대의 적자 규모로, 해외 배당금 지급액이 사상최대치인 16억 달러를 기록한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소득수지란 우리나라가 외국에 투자해 번 돈과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해 번 돈의 차이,또 내국인이 외국에 나가 일해 번 돈과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일해 벌어간 돈의 차이의 합계다.

해외 배당금 지급액은 전월의 10억5천만 달러보다 5억5천만 달러 늘어났고 전년 동월의 12억 달러보다는 4억 달러 증가했다. 또 대외이자 지급액은 3억9천만 달러로 전월의 2억8천만 달러보다 1억1천만 달러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 배당금 지급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많았다는 반증으로 우려할만한 요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자본수지는 국내 예금은행의 단기외화 대출금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 순유입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유입초과가 전월의 4억6천만 달러보다 2억8천만 달러 늘어난 6억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 증권투자는 36억6천만 달러로 전월의 44억6천만달러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직접투자는 1억1천만 달러에서 3억4천만 달러로 늘었다.

홍승일 기자 , 디지털뉴스센터,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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