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첨단제어계측시스템 개발한 삼창기업 이두철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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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원자력발전소 안전에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가려내는 첨단 계측제어시스템을 개발,운영하며 연간 매출액 7백50억원을 올리는 삼창기업㈜(울산시남구달동)대표이사 이두철(李斗哲.52)회장의 최종학력은'공고졸업'이다.

유명대학 졸업장은 없어도 계측제어분야에선 아무도 그를 따를 수 없을 정도로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인물로 꼽힌다.

국내 11곳의 원자력발전소에 직원 6백40여명(전체직원 7백여명)을 파견,원자력발전시설의 안전과 정상가동 여부를 확인하는게 그의 임무.

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엄청난 재난을 몰고 올 위험이 있는 원자력발전소의'안전'이 李회장의 손안에 있는 셈이다.

“계측제어분야는 사람의 신경계통과 같은 것으로 시설물의 운전과정을 살피는 분야”라고 말하는 李회장은“원전에 이상이 생길 경우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순간이라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가 계측제어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군복무를 마친 뒤인 68년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가 주관,국내에서 기술교육과정으로 개설한 제어분야 단기과정(FIC)을 밟고 나서부터.

65년 부산공고 전기과를 졸업한 경력 때문에 당시로서는 신기술이었던 이 분야에 눈을 뜨게 됐고 결국 이것이 바탕이 돼 69년 한일합섬에 취직,전기관련 분야에서 일했다.

고교졸업후 부산대공대에 합격하고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포기한 그는 한일합섬을 거쳐 대성메탄올에서 근무중이던 74년 계측제어분야의 미련을 버리지 못해'내 길을 개척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당시 돈 3만9천원으로'현풍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당시로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분야에 뛰어든 그의 자본은 기술과 노력이 전부였다.

“학력이 뭐 그렇게 대단한 겁니까.열정만 가지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후 사업규모가 커지고 원자력발전소의 설비공사와 시운전.설비개선 공사까지 맡으면서 90년 5월에는 회사 이름을 지금의 삼창기업으로 바꿨다.

92년에는 부설연구소(삼창기술.안양소재)를,93년 12월에는 트리메탈 코리아(울산시울주구웅촌면)를 잇따라 설립,계열사를 거느린 기업군의 회장이 됐다.

요즘 李회장이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아직도 선진 외국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원전설비의 유지보수에 관한 신기술 개발과 설비의 국산화.

94년 2월 통상산업부가 기술개발과제로 채택한 원전 계측제어분야의 전자제어카드 82종의 국산화를 추진,이미 15종은 개발을 끝냈고 나머지도 연내에 개발할 예정.

李회장은 요즘도 기술제휴등을 위해 1년중 4개월은 외국을 돌며 앞선 기술을 배우는데 열정을 쏟고 있다. 〈울산〓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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