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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 비리’ 오바마 편드는 매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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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바로 지금은 오바마 정부와 건설적으로 함께 일해야 할 때다.”

대선 패배 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존 매케인(사진) 전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반복한 말은 자신을 패배자로 만든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존중과 협조였다.

그는 14일(현지시간) 미 전역에 방송된 ABC 프로그램 ‘디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로드 블라고예비치 일리노이 주지사 매관매직 사건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과 패배 후의 심정 등을 털어놓았다. 그는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어떻게 벗어나고 있느냐”는 질문에 “바쁘게 보내면서 상원의원 자리로 하루빨리 옮겨 가려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에 협력하겠다”=프로그램 진행자인 조지 스테파노플러스는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연일 ‘오바마가 블라고예비치 주지사와의 접촉 여부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고 공격하는 데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블라고예비치는 대선에서 당선된 오바마가 내놓은 연방 상원의원직을 돈 받고 팔려다 최근 기소됐다.

매케인은 “공화당 위원회를 존중하지만, 우리는 (오바마 정부와) 건설적으로 함께 일해 나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그뿐 아니라 경기부양책이나 개혁 등에 대해서도 협력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오바마 캠프가 (주지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제공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매케인은 오바마와 마찬가지로 블라고예비치의 사퇴를 요구했다.

◆ “오바마 결정 존중”=향후 역할에 대해 “우리는 (오바마와) 정당과 철학이 다르고, 의견도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우리에게 통합과 협력을 원한다”며 “오바마 정부와 협력해 앞으로 마련될 내년 1월 경기부양책 법안에 기꺼이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오바마는 대통령이 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매케인의 대선 때 발언을 끄집어냈다. 그러자 매케인은 “이제 준비가 됐고, 안 됐고의 문제가 아니다. 오바마는 미국인들에 의해 선택됐고, 우리는 그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대통령을 밀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오바마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티머시 가이스너 재무장관,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 인선에 대해선 “아주 훌륭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페일린 지지 유보”=매케인은 자신의 러닝메이트였던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가 2012년 대선에 출마할 경우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다소 멈칫했다. 그러곤 “페일린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한다. 그는 우리 캠프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고 페일린을 치켜세웠지만,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공화당에는 페일린 외에도 훌륭하고 젊은 주지사들도 있다”며 팀 폴렌티 미네소타 주지사와 존 헌츠먼 유타 주지사를 꼽았다. 진행자가 거듭 “선거 때 페일린이 최고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매케인은 “페일린의 능력에 대한 내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대선에서 패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은 내 몸에도 아직 온기가 있다”는 답변과 함께 웃음으로 넘겼다.

◆“자동차 업계 구조조정해야”=미국 빅3 자동차업계 구제 법안에 대해선 “2~3개의 자동차 회사를 2~4개월 정도 버티게 할 뿐이지 결국 140억 달러만 날리고 원점으로 되돌아갈 것”이라며 “자동차 업계가 높은 생산비용은 물론 노동자들의 임금과 혜택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산은 아니더라도 파산과 유사한 방식의 해결책을 포함해 모든 당사자가 마주 앉아 다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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