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지멘스社 폰 피어러 회장, 아시아.태평양 진출 강화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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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유럽 최대의 전기.전자기기 종합메이커인 독일 지멘스가 아시아 진출을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아시아 진출 역사가 1백20여년을 헤아리는 지멘스는 아시아를 그룹의 3대 거점중 하나로 정하고,현재 그룹 전체 매출의 10% 남짓한 아시아

비중을 오는 2000년 20%로 높인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신기술 이전등을 통한 한국기업과의 제휴강화도 지멘스의 주요 관심사다.지난주 초 지멘스의 하인리히 폰 피어러(사진) 회장을 만나 대아시아 전략을 중심으로 한 지멘스의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지멘스가 아시아시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집중적인 투자를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올해로 창립 1백50주년을 맞은 지멘스는 1870년 인도 캘커타~런던간 전신선 가설공사를 시작으로 1890년대에는 중국 상하이(上海) 항구 전기조명시설을 하는등 오래 전부터 아시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지난해는 아시아지역에 1

5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오는 2000년까지는 연간 20억~3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아시아를 중요시하는 특별한 이유는.

“아시아는 지멘스 역사상 항상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전세계는 지금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성장률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으며 나 역시 거대한 아시아 시장은 지멘스를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본다.우리에게 있어 이 지역의

전자제품 매출은 현재 8억달러에 이르며 향후 매년 9%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오는 2000년 아태지역은 우리회사 사업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주요시장으로 커나갈 것으로 본다.”

-아시아시장에서의 주요한 활동은.

“우리는 특별히 인프라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거의 모든 국가가 인프라시설 구축을 필요로 하고 있는 아시아에서 지멘스는 중국에서의 발전소 건설을 비롯해 통신시설 설비등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9월 우리는 서울 지멘스사 창립 25주년을 맞았다.종업원 8백명인 이 회사의 지난해 수주액은 5억달러이며 가스터빈.컴퓨터 칩.전자부품등의 분야에서 여러 기업과 기술제휴가 이루어지고 있다.대구지하철 선로와 대우중공업이 건설중인 대만의 철도 운영 시설에도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와 관련한 계획은.

“아시아의 주요 전자시장인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는 당연하다.최근 대우와 합작기업을 만들기로 했으며 현대와는 자동화기술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특히 앞으로는 지멘스가 보유하고 있는 새로운 기술의 이전에 힘쓸 계획이다.한국은 더 많은 하이테크제품과 복합시스템을 위해 지멘스가 필요하며 우리는 미래기술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 손잡고 세계시장에 진출하기를 바란다.삼성과 차세대통신 분야에서,현대와 공작기계 분야에서 협력키로 한 것도 그런 예이며 이런 사업들의 전망을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독일경제에서 지멘스가 차지하는 위치는.

“20만명의 종업원을 가진 지멘스는 독일 최대기업중 하나다.독일은 예나 지금이나 지멘스의 가장 큰 시장이지만 독일경제의 성장세가 요즘 둔화되고 있어 현재 아시아나 남미등 해외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베를린=한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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