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GM車 주요 생산기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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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는 GM의 제품 개발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으로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의 릭 왜고너(50) 회장은 중앙일보와 최근 e-메일 인터뷰를 통해 "GM대우의 기술 및 제품 개발 능력은 이제 막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라며 "GM대우가 가진 잠재력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왜고너 회장은 "대우차를 인수한 이후 지난 17개월간 투자한 10억달러는 대부분 제품 개발에 투입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국은 수년 내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20년 후에는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자동차 인수 당시에 했던 기술 개발이나 투자에 대한 약속은 잘 이뤄지고 있나.

"GM대우는 앞으로 수년간 본질적인 변화와 성장을 겪게 될 것이며 투자도 병행할 방침이다. GM대우는 앞으로 세계 각국에서 GM브랜드로 판매되는 주요 차종을 공급할 것이다."

-GM대우에 대해 추가적인 투자 계획이나 개발 전략은.

"GM대우는 지난해 전년보다 두배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출범한 지 17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한다. GM대우 임직원들의 뛰어난 재능과 리더십의 결과다. GM은 그동안 10억달러를 투자했다. 또 최근엔 1조74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GM대우가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데 필요한 투자와 기술 개발은 계속될 것이다."

-한국의 투자 여건은 어떤가.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국내 기업과 외국인 투자 기업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의 조성, 법규의 투명화 등 아직 개선해야 할 것들이 많다. 투자 여건을 조속히 개선해야 GM과 같은 외국인 투자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중국이나 인도 등의 시장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시장에 대해 평가한다면.

"한국이 매력적인 자동차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하나의 독점업체가 좌우하는 시장 구조를 갖고 있어 경쟁이 없어 시장이 잘 커지지 않고 있다. 장기적으로 한국은 아태지역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GM이 세계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는 비결은.

"조직 문화를 끊임없이 개선하고 새로운 기회를 이용하기 위해 발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또 다양하고 탄탄한 차량 생산능력과 광범위한 판매망을 바탕으로 고객 중심의 경영을 하고 있다."

◇GM과 릭 왜고너는=GM은 세계 승용차와 상용차 시장에서 1931년 이후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전 세계 32개국에 자동차 생산공장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860만대를 팔아 세계 시장에서 1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왜고너 회장은 77년 GM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지 26년 만인 지난해 5월 회장직에 올랐다. 그룹 내에서 재무 통으로 명성을 쌓았으며, 92년 잭 스미스 당시 회장에 의해 후계자로 낙점됐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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