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판매전략 세분화-특정층 겨냥 이벤트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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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백화점.전문상가등 유통업체의 판촉대상이 더욱 세분화되고 치밀해지고 있다.

기숙사 학생을 위한 특별상품 판매를 기획하는가 하면,커피 애호가만을 위한 이색상품과 직장여성.교사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가격할인등으로 유통업체가 극소수 고객까지 일일이 챙기는 시대가 된 셈이다.

유통업체들은 그간 단순하게 밸런타인데이,졸업.입학등 계절과 이벤트별로 특수계층을 겨냥한 판촉행사를 기획하는 정도가 고작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판매대상을 더 좁혀 이른바'고객을 낚는 그물'을 점점 더 정교하게 만들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잠실점의 경우 각 대학등 기숙사 학생을 위한 홈쇼핑상품을 별도로 판매해 인기를 끌고 있다.학생 기호에 맞는 다양한 침구세트 상품을 구비해 6만2천4백~15만4천원씩에 판매하고 있다.

또 LG백화점은 까다로운 커피애호가만을 겨냥해 원두 이전의 그린을 고객이 보는 앞에서 8단계의 배전과정(볶는 단계,약10~15분 소요)을 거쳐 나온 제품을 직접 골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LG는 커피애호가들이 '원두를 볶은지 3

일 이내에,간지 3시간내에,물에 거른지 3분내에 마시는 것이 최고의 커피'라는 생각을 가져 이같은 일부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것이다.LG는 소량판매를 원칙으로 1백g에 5천5백원에 팔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2층에 1천평 규모의 직장여성만을 겨냥한 커리어나우매장을 아예 마련해 관련의류와 구두등 47개 전문품목을 한군데서 모아 팔고 있다.또 용산전자랜드는 지난달 교원신분증을 가져오는 교사에게는 PC구매때 기존 할인가에 추가로 3%를 할인해주고,졸업.입학때는 증명서를 가져오는 학생에게 2%의 별도 할인으로 이들의 구매를 유인했다.

백화점 관계자는“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구매욕구가 극도로 위축돼 한명의 고객일지라도 특수한 욕구까지 충족시켜주며 구매로 이어지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겠다는 추세”라며“앞으로도 이같은 현상은 고급화.개성화된 소비자가 점점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유통업계에 더욱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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