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부산지역 은행들 불황으로 부실채권 증가하자 가계대출 늘리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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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불황으로 부도기업이 늘면서 부실채권이 크게 증가하자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억제하는 반면 가계대출을 늘리고 있다.

불황이 서민들의 은행 문턱을 낮춘 셈이다.

대구은행과 대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기 어렵거나 손실액으로 추정되는 부실여신은 대구은행 5백95억원,대동은행 4백67억원.

대구은행의 경우 지난해말 기준 4백6억원에 비해 46.6%,대동은행은 4백8억원보다 14.5% 늘어난 것이다.

부실채권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 한햇동안 섬유.건설업등 지역 주력업종의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부도났기 때문이다.

부도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로 은행들이 기업의 기업대출 심사를 엄격히 하는 반면 회수가 쉬운 가계대출은 늘리고 있다.

기업대출금의 금리가 평균 10~13%정도지만 가계대출은 12.5~14.5%로 짭짤한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

게다가 떼일 염려도 별로 없어 은행으로서는 '꿩먹고 알먹는'영업일 수밖에 없다.

대구은행의 경우 지난해 가계대출은 모두 7천7백44억원으로 총 대출액의 14.57%를 차지해 95년의 11.89%보다 2.68%포인트 늘어났다.

대동은행도 가계대출금이 4천5억원으로 전체의 13.8%를 차지해 95년의 12.44%보다 늘어났다.

반면 기업대출은 대구은행이 총대출금의 85.27%에서 지난해 83.12%(4조4천1백93억원)로 떨어졌고,대동은행 역시 87.49%에서 86.1%로 떨어졌다.

부산지역 은행들도'고객밀착경영'이란 구호아래 가계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

부산 동남은행은 95년 가계대출액이 3천1백91억원(총 대출금의 13.6%)에서 지난해에는 4천7백51억원(15.75%)으로 늘었다.

부산은행도 95년 3천6백94억원이던 가계대출이 5천94억원으로 늘었다.

총 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05%에서 11.2%로 크게 높아졌다.반면 기업대출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은행 관계자들은“장기간의 불황으로 중견업체들이 잇따라 부도처리돼 자금운용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가계대출은 소액인데다 회수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어 대출을 늘리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부산.대구=강진권.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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