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계 수출.내수 내리막 등 불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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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내 자동차업계가 판매부진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각 자동차 메이커들은 당초 시장전망을 밝게 보고 설비투자를 많이 했으나 올들어 내수판매가 계속 부진한데다 수출마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자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대우등 승용차 3개사의 지난달중 내수판매실적은 모두 9만7천2백42대로 지난해 같은달의 10만8백62대보다 3.6% 줄었다.

3개사의 올들어 2월까지 내수판매는 16만6천6백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만2천2백28대에 비해 38.3%나 감소했다.

이들 회사의 2월중 수출실적(조립용 부품 수출 포함)도 총 8만9천2백9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 줄었다.2월중 수출실적을 업체별로 보면 현대자동차가 3만6천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감소한 것을 비롯,

대우자동차는 2만4천2백78대로 전년동기 보다 27% 줄었다.반면 기아는 인도네시아의 국민차 생산과 미주시장 개척등에 힘입어 수출이 2만9천15대로 3.2% 늘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올들어 국내외 판매가 부진한 것은▶노조파업으로 생산차질을 빚은데다▶경기침체 여파로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졌고▶엔화 약세등으로 수출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이에 따라 수출과 내수증대를 겨냥해 생산능력

확충을 꾀해온 이들 3개사의 재고량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1월말에는 재고가 거의 없었으나 4일에는 2만5천7백대로 늘어났으며 기아자동차도 이미 적정 재고선인 1만5천대를 넘어 2만2천대에 이르고 있다.대우자동차도 현재 재고량이 2만대 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현재 수출보다 내수가 더 큰 문제”라며“업계는 잇따른 신차 출시로 불황을 극복한다는 전략이지만 경기침체가 연말까지 계속될 경우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의준.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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