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국제자금 흐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국제자금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정부가 고성장에 제동을 걸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제자금이 또다른 먹이감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은 2001년 초 정보기술(IT) 분야에 들어찬 거품이 꺼지면서 경기가 가라앉기 시작하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9.11테러까지 터져 금리인하는 계속됐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자 미 달러화는 약해졌고, 투자 자본들은 미국 달러화 자산을 버리고 미국을 이탈했다. 세계 각국도 경기 부양을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내렸다.

<국제자금 흐름 그래픽 크게보기>

세계엔 돈이 넘쳐났다. 고삐 풀린 돈들은 비달러 자산 구입에 몰렸다. 금.원유.신흥시장(이머징마켓)주식 등 비달러 자산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런 현상은 2003년에 최고조에 달했다. 2004년 들어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경기회복에 자신감을 얻은 미국은 금리인상을 예고했고, 아시아 특수의 진원지인 중국은 고성장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발빠른 국제자금은 비달러 자산을 버리기 시작했다. 약세였던 달러값은 강세로 바뀌었고, 금값과 원자재 가격은 떨어졌다. 움직임이 느린 국제금융시장의 뮤추얼 펀드들도 올 5월 신흥시장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세계 주요국 증시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달 초 한국 증시 대폭락도 이런 흐름 속에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