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폐기물을 유리물질 안에 가둬 저장하는 기술로 영국국제인명기관(IBC)의 '2004년 세계의 과학자 2000'에 선정된 대전 원자력환경기술원장 송명재(宋明宰.55) 박사는 이같이 말한 뒤 "다행히 한국의 원전 폐기물 처리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이른다"고 말했다. 원자력환경기술원은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연구소다.
그는 "풍력.태양 에너지는 기술력.경제성 등에서 아직 실용화 단계가 아니다"면서 "앞으로 50여년은 원자력을 따라 올 만한 에너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宋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제주도에서 시험 중인 풍력 발전의 경우 건설비는 원자력 발전소의 80% 정도지만 경제성이 원자력에 비해 7~8% 수준이다. 그나마 바람이 약하면 쓸모 없게 된다. 태양 에너지도 원자력 발전에 비해 비용이 10배 정도 더 든다.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 성분의 환경 오염도 문제다.
"핵 폐기물에는 고준위.중저준위 두 가지가 있습니다. 고준위는 연료봉 안에 들어 있는 우라늄 찌꺼기입니다. 방사능 농도는 높지만 분량이 적어 처리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중저준위입니다. 우라늄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입었던 옷과 휴지 등 생활 쓰레기 형태인데 부피가 커 처리가 어렵지요."
宋박사는 중저준위 폐기물을 고열로 태운 뒤 남은 성분에 화학 물질을 추가해 유리로 만드는 기술에 도전했다. 이렇게 하면 폐기물 부피가 20분의 1까지 줄고, 설령 물이 침투하더라도 유리 상태여서 지하수가 오염될 걱정을 안 해도 된다. 그는 이런 처리 방식을 지난해 실용화했다. 2007년에는 이 기술을 이용한 처리 시설이 울진에 들어선다.
그는 "가장 중요한 안전성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아 국제 특허를 신청했다"고 말하고 "현재 미국.프랑스와 기술 수출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宋박사는 서울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전력에 입사, 국내 첫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에서 폐기물 담당 과장을 지냈다. 이후 미국 유학을 떠나 피츠버그대에서 석사, 미시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전=글.사진 김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