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환경운동연합 최열 사무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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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최근 대만 핵폐기물의 북한 반입이 국제적 환경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저지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환경운동연합 최열(崔冽)사무총장을 본사 장재열 정보과학부차장이 만났다.

“대만이 가장 두려워하는 국제여론의 압력을 동원,핵폐기물의 북한 반입을 기필코 저지할 것입니다.”

崔총장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

2만7천여 회원을 가지고 있는 환경.반핵단체 환경운동연합을 이끌고 있는 崔총장은 대만 핵폐기물 반출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의 집행위원장으로서 대만핵폐기물 문제 해결에 발벗고 나섰다.

“최근 항의방문단과 함께 대만을 다녀왔는데 대만은 여전히 핵폐기물 반출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국토가 좁고 국민들의 반대가 심해 핵폐기물을 외국에 보내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북한이 핵폐기물 반입을 먼저 제안

해왔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그는 이번 저지 활동이 우리만 위한 것이 아니라 지구 차원의 환경보호운동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특히 돈을 미끼로 핵쓰레기를 가난한 나라에 넘기는 것은 '환경제국주의'적인 행동이라는 주장이다.그러나 대만측은'북한으로 보내려는 핵폐

기물이 당신들 주장대로 안전하고 처리가 쉽다면 왜 국내에서 처리하지 않느냐'는 崔총장의 질문에는 대답을 못했다고 소개한다.

“핵발전은'절반의 기술'입니다.지금의 과학기술로는 핵물질을 1백%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습니다.선진국이라도 완벽한 핵폐기물 처리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없습니다.통제가 제대로 안돼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일반적인 사고와는 비교가 안될 정

도로 피해는 엄청나고 다음 세대까지 오래 지속됩니다.우리 세대가 전기를 공급받기 위해 남긴 핵폐기물로 다음 세대가 피해를 본다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가 됩니다.”

그는 대만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반대여론을 형성해 대만 정부 스스로가 철회하도록 해야

합니다.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지만 그린피스등

국제환경단체들과 적극적으로 연대해 저지할 방침입니다.서해를 통해

핵폐기물이 운송될 경우 국내 어선을 통해

저지하는 방안도 추진중인데 3월에는 저지 연습도 가질

계획입니다.아직까지는 계약을 체결한 단계에 불과하지만 핵폐기물이

실제로 운송될 경우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비난의 표적이 되면 대만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만에 대한 압력 뿐만 아니라 북한을 상대로 한 반입저지 노력도 펼칠

계획이라고 崔총장은 밝혔다.

“최근 통일원에 북한주민 접촉신청을 했습니다.접촉승인이 나면

유엔북한대표부에 대표를 파견,우리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할

계획입니다.당장이라도 서신을 통해 입장을 전달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

공식적으로 만나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국내 핵폐기물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굴업도에

건설하려던 핵폐기물 처리장이 취소된 만큼 국내 핵폐기물 처리문제도

시급하다.

“핵발전소나 핵폐기물이 안전하다고 일방적으로 광고하는 것은

잘못입니다.위험하지만 안전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입니다.국내 전력량의 40~50%를 핵발전으로 공급하는 것은 문제가

많습니다.핵발전 위주인 지금 밤에는

전기가 남아돌고 있습니다.이런 전기를 써서 지리산.강원도등에

양수발전소를 세우고 있지만 에너지 효율이 낮고 환경파괴가 심합니다.”

崔총장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려면 시민들이 사업이나 직장일 외에도

환경운동을 포함한 자원봉사 운동에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리=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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