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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아프리카·아시아 이민자 몰려 골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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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동유럽 국가들이 그보다 더 가난한 나라 출신의 이민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현상을 깊게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 24일자에 따르면 오랫동안 폐쇄적인 환경에서 살아온 자국민들이 흑인이나 아시아인 등 이질적인 외부 민족들과 맞닥뜨리면서 각종 사회문제가 야기될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서유럽 국가들은 그동안 유럽연합(EU) 확대로 동유럽 노동자들이 서유럽으로 대거 유입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오히려 동유럽 국가들의 EU 가입 전후로 이들 나라에 아프리카.아시아 국가 이민자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는 게 르 피가로의 보도다.

현재 동유럽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은 모로코.튀니지.알제리 등 아프리카 북서부 마그레브 사람들과 여타 아프리카 흑인들, 그리고 중국.방글라데시 등 아시아인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이 동유럽을 이민지로 선호하는 이유는 서유럽국가들만큼 잘 살지는 못하지만 자기 나라보다는 번영을 누리고 있으며, EU 편입으로 부유한 서유럽 국가로의 진출이 쉽기 때문이다.

이들의 이민은 1990년대 초반 시작돼 동유럽 국가의 EU 가입 협상이 시작된 98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체코공화국은 90년에 1800건에 불과하던 이민신청이 2001년에는 1만8708건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슬로바키아와 폴란드는 90년에 단 한 건의 이민신청도 받지 않았지만 2002년에는 각각 9739건과 5153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발트 3국인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들 나라에는 우크라이나와 체첸, 팔레스타인과 방글라데시에서도 이민자들이 들어온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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