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우리은행 김계령·김은혜 10연패 늪서 쌍끌이 구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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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여자농구 우리은행 안재환 사무국장은 경기 전 자조 섞인 목소리로 한탄했다. 최근 10연패로 최하위에 처진 팀 분위기를 반영한 농담이었다. 우리은행의 홈인 춘천에는 오전 내내 눈이 내렸고 오후엔 안개가 자욱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강한 의지로 짙은 안개를 헤쳐 나왔다.

우리은행이 8일 춘천 홈경기에서 국민은행을 76-60으로 물리쳤다. 김계령(24점·6리바운드)과 김은혜(18점)가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을 따냈다. 3승째를 기록한 우리은행은 5위 국민은행(6승13패)과의 격차를 세 경기로 줄였다.

우리은행에게 지난 한 달은 악몽의 시간이었다. 10월 30일 신세계전 승리(67-47) 이후 10연패다. 박건연 우리은행 감독은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은데 마지막에 집중력이 부족했다”며 늘 아쉬워했다. 팀원의 절반이 1~2년차 신인. 승부처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부상까지 속출했다. 팀의 주축인 김은혜는 족저근막염으로 한 달을 쉬었고 홍현희는 허리 부상 중이다. 고아라·김선혜 등 쓸 만한 식스맨들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급기야 우리은행은 조혜진 코치를 선수로 복귀시켰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마음가짐을 새로이 한 우리은행의 투지가 돋보였다. 김은혜는 3점슛 네 개를 폭발시키며 기선을 제압했다. 매 경기 20점 가까이 책임진 김계령도 든든하게 골밑을 지켰다. 경기 후 김계령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춘천=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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