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25일 방한한 '컬러퍼플' 작가 앨리스 워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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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980년대에 소설 '컬러 퍼플'로 흑인여성의 인권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한 미국의 작가 앨리스 워커(60)가 25일 한국에 왔다.

"인종.성(性).종교에 따른 편견과 억압에서 벗어나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즐겁게 사는 세상을 꿈꾼다"는 워커는 14세 때 의붓아버지에게 강간 당해 아기를 낳는 흑인 소녀 '실리'를 주인공으로 한 '컬러 퍼플'로 82년 퓰리처상과 전미(全美)도서상을 받았다. 85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는 그 해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었다.

흑인여성 인권운동인 이른바 '우머니즘(Womanism)'의 주창자인 워커는 25일 방한 기자회견에서 "가난한 소작농이었던 어머니는 어릴 적 내게 '정원의 꽃을 봐라. 어떤 색깔의 꽃도 다른 어떤 색깔의 꽃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다'는 가르침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컬러 퍼플'이 발표된 이후 미국 사회에서는 그동안 쉬쉬했던 인종차별과 근친상간.가정폭력 등의 문제가 공개적으로 부각됐으며, 현재 상당 부분이 해결됐다"고 전했다.

반핵.평화.환경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워커는 최근의 이라크 전쟁과 관련, "창피하고 역겹고 나쁘고 불필요한 전쟁"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3월 백악관 앞에서 반전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바 있다.

사단법인 '문화세상 이프토피아'와 한국영미문학페미니즘학회 등 다섯개 단체의 초청으로 처음 한국을 찾은 워커는 보름간 머물며 다양한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다.

글.사진=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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