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네 사람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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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호 03면

이청준
유작 『신화의 시대』 출간

이청준 작가는 2002년부터 신화 소설 3부작 집필을 시작했다. 2004년 1부 초고를 완료한 뒤 2부는 얼개만 그려놓은 채 지난 7월 작고했다. 이번에 출간된 『신화의 시대』(물레 펴냄)는 “정신이 썩 온전치 못한 데다 본색이 아리송한 여자”인 ‘자두리’가 마을에 흘러 들어와 낳은 아이가 비범한 인물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작가의 큰 형을 비롯, 고향 장흥에 살던 실제 인물들을 모델로 한다. 고인의 뜻에 따라 평전을 집필하고 있는 문학평론가 이윤옥씨는 “마지막 3부의 주인공은 바로 이청준 선생님이 되었을 것”이라 짐작했다. 또한 이씨는 “여기서 ‘신화’란 신들의 세상이 아니라 동물까지 감싸안는 토속적 신앙”이고 작가가 “이전 작품에서 드러나는 회의적인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독자들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작가는 미완의 대작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문봉선
팔공산 묘향사에 불화 그린 한국화가

한국화가 문봉선 홍익대 교수가 경북 칠곡군 팔공산 자락의 묘향사에 불화를 그리고 7일 봉안법회를 한다. 그런데 벽화 속에는 기도하는 테레사 수녀, 보호장구를 타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선재동자, 노트북을 들고 있는 부처님 등이 들어 있다. 근엄한 그림들 차지였던 사찰 법당 내 불상 뒷벽이 현대 사회 속 우리들의 모습을 닮은 ‘21세기형 불화’로 거듭나는 것이다. 2년 전 묘향사를 창건한 혜민 스님은 “과거에 없던 형식의 불화를 그렸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면서도 “절을 찾는 사람들이 그림을 보고 밝은 느낌과 위로를 받으면 좋겠다”며 현대적인 사찰 만들기에 문 화백과 의기투합했다. 법당도 단층 콘크리트 건물로 간소하게 지었고 불상을 모신 불단도 통나무를 쌓아 심플하게 만들었다.

안트리오
크리스마스 콘서트 여는 세 자매 연주가

안트리오의 쌍둥이인 마리아(첼로)와 루시아(피아노), 막내인 안젤라(바이올린)는 모두 서울에서 태어나 뉴욕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했다. 1987년 시사주간지 타임에 ‘미국의 아시아계 천재 소녀들’이라는 커버 스토리가 실리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이클 니먼 같은 유명 작곡가와 작업하며 기본적인 피아노 3중주 음악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는 이들의 이번 ‘안트리오 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는 올해 발매된 앨범 ‘Lullaby for my favorite insomniac’의 수록 곡과 익숙한 크리스마스 캐럴, 그리고 재즈의 전설 팻 메시니가 안트리오를 위해 특별히 작곡한 ‘유령’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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