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동 교수의 '중국 비지니스 Q&A' ⑧] 중국 시장경제체제의 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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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적 이상주의자 마오쩌둥(毛澤東)은 1958년 대약진운동을 시작하며 '15년 이내로 영국의 강철 생산량을 따라잡을 것'이라며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마오의 희망과 달리 3천만 명이 넘는 사상자와 엄청난 경제손실로 끝났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세계는 금융위기 속에서 다시금 중국의 경제적 지위를 새삼 절감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에게 전세계가 공개 구애를 하고 있다.
과거 세계 경제의 변방에서 오늘날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잡아가는 중국. 오늘은 그 짧지만 치열했던 현대 중국의 시장 경제 체제의 발전과정을 살펴본다.

◇세계 경제 변방에서 중심으로=중국의 시장 경제화를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작은 거인 덩샤오핑(鄧小平)이다. 마오를 이어 어렵게 최고 권력자의 지위에 오른 덩샤오핑은 실용 노선에 맞춰 1978년 11월 개혁·개방 노선에 대한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약 30여 년 간의 긴 쇄국의 침묵을 깨고 세계 경제 체제에 정식 등장한 중국은 '천천히 서두르라'는 말처럼 늦은 출발에도 느슨한 속도의 경제 개방화를 시도한다. 세계 경제의 핵심 국가 모습을 하나 둘 갖춰 나간 것이다.

먼저 중국은 중공업 중심의 경제 체제에서 소자본으로도 많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경공업으로 전환을 시도한다. 외국과 수출입하기 편리한 지리적 이점을 갖은 동·남부 연해안을 중심으로 수많은 공장들이 마치 때를 기다린 듯 우후죽순 등장했다. 손뼉도 짝이 맞아야 소리가 나는 법. 마침 80~90년대 세계 거대자본은 풍부한 노동력과 소비 수요를 갖고 있음에도 아직 제대로 개발되지 않는 대륙의 손짓에 주저 없이 엄청난 외자를 쏟아 부었다. 그 결과 중국은 1990년대 연평균 10% 이상의 고도성장을 이어가며 세계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한다.

중국은 2001년 WTO에 가입하며 진정한 세계 경제 무대에 데뷔한다.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대외무역법 개정과 각종 산업의 개방을 약속한다.

2002년 후진타오(胡錦濤)를 중심으로 새로 등장한 이른바 인민의 정부-테크노크라트(이공계) 지도부는 그 별칭에 맞게 과거 동부 연안지역과 제조업에 치우쳤던 지역·산업의 불균형성을 개선하고자 서부대개발, 동북3성 건설 그리고 첨단 IT산업 등으로 점진적 전환시키며 새로운 중국의 청사진을 그려 나가고 있다.

◇오늘날 세계 경제의 중심국가 중 하나로 떠오른 중국=과거 50년 전 당시 마오쩌둥의 말은 단순히 허풍에 지났을지 몰라도 오늘날 떠오르는 중국의 모습을 보면 더 이상 마오쩌둥의 말을 그저 웃고 넘어갈 것은 아닌 듯 싶다.

글= 박정동 인천대 중국연구소장·박재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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