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모델수명 평균 4-5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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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국내 승용차 모델의 수명(생산부터 단종까지)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국내외 업체간 치열한 경쟁과 급속한 기술발전으로 모델 교체 기간이 단축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모델의 교체기간은 평균 4~5년으로 일본(4년)보다는 다소 길고 유럽이나 미국(6~8년)보다 짧다.

그러나 최근 교체기간이 급속히 짧아지고 있다.자동차메이커들이 앞다퉈 새 모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말부터 새로 선보인 승용차만해도 다이내스티 리무진.뉴 엑센트(현대),누비라.라노스(대우)등 4종이나 된다.

여기에 기아자동차는 다음달 초 기존 포텐샤 보다 상급인 최고급 승용차(프로젝트명 T-3)를 출시하며 4월말께는 세피아 후속모델(S-2)도 내놓을 예정이다.올 상반기만 따져도 줄잡아 10여종의 신차가 잇따라 등장할 전망. 포니→포니

Ⅱ→엑셀.프레스토→엑셀→엑센트로 이어지는 현대자동차의 소형 승용차만 놓고봐도 모델 수명이 점차 짧아지는 추세를 확연히 알 수 있다.

포니가 첫선을 보인 것은 75년12월.7년동안 생산됐던 포니는 포니Ⅱ로 바꿔 다시 8년 동안 팔았다.85년 등장한 엑셀.프레스토는 4년1개월동안 팔다 엑셀로 모양을 바꿔 5년3개월 동안 맥을 이었다.그 대체 모델인 엑센트는 94년

4월 시장에 나온 후 최근 뉴엑센트로 모습을 바꿨다.

쏘나타 시리즈도 마찬가지.쏘나타는 88년6월 시장에 나와 93년12월까지 팔았다.쏘나타Ⅱ는 93년5월 출시됐고 쏘나타Ⅲ는 96년2월에 나왔다.현대는 내년 초께 쏘나타Ⅲ 후속모델을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코드 로얄→로얄프린스→프린스→뉴 프린스로 연결되는 대우자동차의 중.대형 승용차도 수명이 점차 짧아지는 추세다.

레코드 로얄 시리즈는 75년7월부터 89년4월까지 무려 13년8개월동안 팔렸다.83년6월 등장한 로얄프린스는 91년6월까지 8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그 뒤를 이은 프린스는 지난해 1월까지 4년7개월 동안 생산되다 뉴프린스에 바통을

넘겨줬다.

슈퍼살롱 브로엄은 로얄살롱이 80년9월부터 91년9월까지 11년동안 지키던 자리를 넘겨받아 지금까지 나오고 있다.뉴 프린스와 브로엄은 4월께 새로운 중형차'V-100'이 나와도 계속 판매될 것이라고 대우측은 밝혔다.

대우자동차 김동웅(金東雄)이사는“앞으로 대체 수요를 겨냥한 새 모델을 많이 내놓을 예정”이라며“이를 위해 새차 개발 기간도 현재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도 콩코드의 경우 87년10월부터 95년말까지 9년간 팔았으며 캐피탈은 89년2월부터 96년말까지 8년간 자리를 지켰다.92년8월 선보인 세피아는 올 하반기에 모델이 변경될 예정이어서 5년쯤 생산된 셈이다.

그러나 자동차회사들의 이같은 모델 교체는 자동차 회사의 원가상승요인이 되기도 한다.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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