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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북쪽, 코엑스처럼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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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옛 서울역사와 염천교 사이의 공간이 삼성동 코엑스보다 큰 규모의 컨벤션 단지로 2014년까지 개발된다. 이 부지 안에 있는 기차 선로는 콘크리트 데크로 덮어 공원·광장을 만들고, 서울역 고가는 철거한다. 그동안 서울역은 광화문∼덕수궁∼숭례문과 이어지는 역사 문화 축에 속하지만, 철로와 고가 때문에 주변과 단절됐다.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코레일 3개 기관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 기본구상안’을 공동 발표했다. 이인근 서울시도시계획국장은 “서울역 북쪽 중구 봉래동 2가 122번지 일대의 5만5826㎡ 부지를 신산업 성장동력 중 하나인 컨벤션 단지로 2014년까지 개발하기로 3개 기관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이 부지는 99%가 코레일과 국가 소유다. 사업 부지는 남북으로 길쭉한 직사각형 형태며, 동쪽 편의 철도부지가 38.7%이며, 나머지 공간에는 코레일 서울열차 승무사업소 건물들과 소규모 구두 공방이 있는 상가건물이 차지하고 있다.


◆코엑스보다 큰 컨벤션 센터=개발 구상안에 따르면 컨벤션 센터는 철로 부분을 피해 전체 부지 중 48.9%를 차지하는 대지 위에 짓게 된다. 건물 높이가 90m로 제한되는 4대문 도심부를 벗어나 있기 때문에 150m(35층) 높이까지 건물 신축이 가능하다. 용적률 750%가 적용돼 연면적 29만50000㎡가 개발되며, 이 중 ▶컨벤션 공간이 25.3% ▶업무시설이 34.8% ▶ 호텔과 외국인 장기 체류 주거공간이 각각 12.1% ▶쇼핑 및 문화공간이 15.7% 비율로 들어선다.

컨벤션 센터는 회의 및 전시 공간을 합친 면적이 최소 5만㎡를 넘기 때문에 삼성동 코엑스(연면적 4만6406㎡)보다 규모가 크다.

철로가 있는 지역은 콘크리트 데크로 덮어 복개하고 그 위에는 공원 및 광장을 꾸민다. 기차 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전동차 높이를 감안해 기둥을 세우고 그 위를 콘크리트 슬래브로 덮는 방식이 도입된다. 이렇게 되면 주변에서 철로가 보이지 않게 되며 고원 형태의 공원이 생기게 된다. 이 공원은 염천교를 마주보고 있는 서소문공원과 보행 데크로 연결한다. 서울역에서 컨벤션 단지를 거쳐 서소문공원까지 자연스럽게 보행권이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다.

◆"아시아 컨벤션 허브로”=사업 주체는 코레일이 맡게 되며 개발 방식은 내년에 결정한다. ▶ 코레일의 직접 투자 ▶ 민간자본 유치 ▶ 용산지구 개발에 적용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방식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는 1조원이 예상되나 사업 방식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이인근 국장은 “서울역이 경부선 고속철도·인천공항철도의 시발점이며, 장래 한반도 종단철도·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계되는 만큼 아시아 컨벤션 허브로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사업 부지가 대부분 코레일 소유인데다 서울시 등 3개 기관이 합의한 내용이라 사업 진척에는 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 전문가들의 자문도 거친 상태다. 강봉석 문화부 문화정책국장은 “국가 사적인 옛 서울역사를 중심으로 녹지 및 역사·문화공간이 확보되면 서울역의 문화재적 가치도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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