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스트 상품] 비타 500, 28억 병 팔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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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광동제약의 ‘비타500’(사진)이 최근 28억 병 판매기록을 세웠다. 2001년 출시 이후 8년 만이다. 월평균 4000만 병이 팔린 꼴. 모든 국민이 한 달에 한 병을 마신 셈이다.

비타500은 레몬 20개, 오렌지 15개, 사과 60개를 먹어야 섭취할 수 있는 500㎎의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C는 체내 유해산소의 생성을 차단해 세포를 건강하게 지켜준다. 수용성이어서 몸에 축적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복용량을 초과해도 부작용이 없다. 또 혈관·힘줄·골격을 구성하는 콜라겐 합성을 촉진시켜 피로감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마다 100㎎의 비타민C가 파괴되고, 맥주 500㏄를 마실 때마다 비타민C 50㎎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꾸준히 비타민C를 섭취해야 한다.

비타500은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드링크 시장에 비타민 음료라는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2000년대 초 비타민C의 효능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었지만, 먹기 편한 비타민C 제품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정제나 과립 형태의 의약품이 대부분이었고, 특히 약국에서만 구할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 쉽게 섭취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또 특유의 강한 신맛 때문에 비타민C 섭취를 꺼리는 이들도 많았다.

이런 이들에게 마시는 비타민C는 신선한 역발상이었다. 또 신맛을 최소화하고 소비자 입맛에 맞는 맛과 향으로 대중성을 확보했다. 비타500의 성공 이후 30여 개의 유사 제품이 범람했지만 비타500이 독보적으로 1위를 지키는 이유는 차별화된 맛과 향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 유대선 부장은 “카페인을 넣지 않은 기능성 드링크라는 점, 흉내 낼 수 없는 상큼한 향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경은 유통 차별화다. 기존 드링크 제품은 대부분 약국 유통에 의존해 왔다. 비타500은 수퍼마켓·편의점·사우나·골프장까지로 유통 채널을 다변화했다. 소비자들이 어디서든지 쉽게 제품을 접할 수 있어 판매량이 단시간에 급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드링크 제품의 모델은 건장한 장년 남성이라는 공식을 깨뜨린 마케팅 전략도 잘 먹혔다. 비타500은 출시 초기부터 젊은 층에 인기를 끌고 있는 광고 모델을 섭외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과거 광고모델은 비·이효리 등 정상급 아이돌 스타. 최근엔 ‘원더걸스’를 캐스팅했다. 이로써 드링크 제품의 주 고객층인 중장년층뿐 아니라 청년층까지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낳았다. 유 부장은 “미국·대만·중국을 상대로 수출량이 늘고 있다”며 “토종 브랜드로 세계 드링크 시장에 신화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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