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회장 맡을분 없나요"-이동찬씨 辭意완강 후보4명 고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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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제 5단체중의 하나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후임회장 선출에 난산을 겪고 있다.

경총은 지난 1년간'회장직무대행'을 맡아온 이동찬(李東燦)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최근 강력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25일의 정기총회 전까지 후임회장을 결정키로 하고 막후 작업을 활발하게 벌여왔다.

지난해1월 코오롱그룹회장에서 물러난 李명예회장은 82년부터 15년간 맡아온 경총회장직도 함께 그만뒀다.하지만 후임자로 거명된 인사들이 모두 고사해 회장을 뽑지 못하는 바람에 李명예회장은'회장직대'라는 형식으로 지난1년간 실질적인

경총 회장역을 맡아왔다.

경총 회장단들은 일단 후임 회장의 자격을'10대 그룹의 오너급'으로 정해놓고 후임자 물색에 나섰으나 거명된 재계 인사들이 이번에도 모두 고사하는 바람에 마땅한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후임 회장 후보로 꼽히는 사람은 정세영(鄭世永)현대자동차 명예회장,장치혁(張致赫)고합그룹 회장,강신호(姜信浩)동아제약회장,김석준(金錫俊)쌍용그룹 회장등 4명.

鄭명예회장은 최근 경총 고위관계자가 회장 취임 요청차 방문한 자리에서“경총 회장은 노사관계의 모범이 되는 회사에서 맡아야 한다”며 이를 강력 고사했다.경총 부회장직을 오래 맡아온 張회장도“남북경협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고사했고

,姜회장도 회사 규모와 나이등을 이유로 회장직을 맡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은 정기총회까지 후임 회장을 정하지 못할 경우 본인들의 수락이 없더라도 궐석추대 형식으로 선임하는 방식까지 논의하고 있다.

경총 회장직이 이처럼'인기'가 없는 것은 노사문제등 어느 경제단체보다 어려운 일을 맡으면서도 생색은 나지않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홍병기 기자〉<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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