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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걷기 좋은 한강변 산책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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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매섭게 불어오는 찬바람이 바깥출입마저 주저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집 안에만 콕 박혀 있을 수는 없는 일. 잠시 날 풀린 주말을 틈타 이즈음 한강의 정취를 만끽 수 있는 있는 산책로를 찾아 천천히 걸어보는 건 어떨까.
이를 위해 지난 11월 21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겨울철 한가롭게 거닐며 사색에 젖을 수 있는 한강의 ‘웰빙 산책로’를 선정, 발표했다. 웰빙 산책로로 선정된 곳은 모두 7곳. 망원지구의 오솔길과 역사문화의 길, 선유도의 버드나무 길, 양화지구의 물억새 길, 뚝섬의 숲길, 암사지구의 강변돌길, 고덕지구의 자갈길 등이다. 강을 따라 일직선으로 쭉 뻗은 산책로와 끝없이 이어지는 주변 풍경이 겨울철 한강을 찾은 산책객들의 걸음을 즐겁게 한다.


오솔길(망원)= 한강변을 물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만나는 오솔길. 느릿느릿 걸음으로 걷다보면 편안한 사람 하나쯤은 만날 것 같은 시골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1km 정도의 흙길로 된 산책로가 있다. 다른 곳과는 달리 꽃은 없지만 키 작은 금계국이 많아 한강의 장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강바람에 살랑살랑 움직이는 크고 작은 풀들과 강변 겨울철새들만이 고즈넉함을 말해주는 이곳의 오솔길은 도심 속의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하는 길이다. 겨울이 되면서 수풀사이에서는 누군가와 이야기라도 하듯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단풍나무처럼 화려한 수목들은 없지만 초겨울 느티나무와 회화나무 산책로에 떨어져 뒹구는 낙엽들이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6호선 망원역 1번 출구로 나와 9번 버스를 타고 망원유수지하차 600m이동

역사문화의 길(망원)= 양화대교 북단에 있는 한강변에 우뚝 솟은 봉우리 모양이 누에가 머리를 든 것 같다고 해서 잠두봉이라 불리던 절두산 성지에는 1km 산책로가 잘 가꾸어진 정원처럼 나 있다. 189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 함대를 대적하기 위한 방어기지로 사용된 곳으로 병인양요 이후 전국 각지에 척화비를 세움과 동시에 1만 여명의 가톨릭 신자를 붙잡아 처형한데서 연유된 곳이다. 이곳을 탐방하다 보면 김대건ㆍ남종상 성직자의 동상, 순교자상 등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건물을 따라 가다보면 순교자 기념성당, 박물관, 순교 성인 28인의 유해를 안치한 경당이 보인다.
-2,6호선 합정역 7번 출구로 나와 합정동 로터리에서 절두산성지 표지판을 보고 500m 이동

버드나무 길(선유도)= 연인들의 단골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선유도 공원. 다리가 살짝 흔들리도록 설계된 점이 독특한 무지개다리를 건너 선유도공원에 들어서면 커다란 버드나무가 1.2km의 산책로를 따라 줄이어 서 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선유도공원은 옛 정수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연인끼리 커피 한 잔 들고 사진 속에 한 컷 한 컷 겨울이야기를 담아내기에는 최고의 산책코스이다. 중앙의 수생식물원에는 커다란 수조 속에 부레옥잠이 자라고 있으며, 폐구조물과 식물들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시간의 정원, 고혹하게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정자와 카페테리아, 물 놀이터들이 있다. 산책길 중간 중간에는 산책객들의 발을 쉬어 줄 나무벤치가 있다. 겨울바람에 실려 공원 곳곳에서 들려오는 자작나무 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신비롭다.
-2,8호선 합정역 8번 출구 SK주유소 앞에서 5714버스타고 선유도 정문에서 하차

물억새 길(양화)= 하나의 잘 가꿔진 정원을 연상케 하는 양화 한강공원. 이즈음 선유교 밑을 천천히 걸어서 강변으로 가보면 강물과 인접해 있는 바닥 부분에 무성하게 우거진 500m가량의 물억새 길이 나온다. 제방 돌 틈과 물가에 하얀 억새 군락지를 조성해 사람의 키만큼 높게 자라 강변을 따라 늘어서 있어 무지개다리와 함께 어우러져 사뭇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2호선 당산역 4번 출구로 나와 당산나들목을 지나 선유교 방향으로 350m이동

숲길(뚝섬)= 소나무에서 내뿜는 신선한 공기와 향기를 한껏 들여 마실 수 있는 흙길로 꾸며진 23,100㎡ “녹색산책로”의 울창한 수목사이로 한 두 사람이 지날 정도의 500m 가량의 작은 오솔길이 나있다.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국화, 메리골드, 코리우스, 사루비아 그리고 각종 유실수인 모과, 감나무, 산수유, 매실, 대추나무 등을 만날 수 있다. 두 사람이 이 길을 따라 한 바퀴 돌면서 마음속에 숨겨진 사랑을 고백하면 결혼까지 갈만큼 튼튼한 사랑을 키울 수 있는 “연인의 길” 이 숨어 있다. 이곳의 장점은 인접해 있는 한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과 소나무 향기가 어우러져 코와 목에 닿는 시원함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큼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7호선 뚝섬유원지역 2,3번 출구로 나와 100m이동

강변돌길(암사)= 가족단위로 산책하기 딱 좋은 이곳을 가다보면 맨발로 땅바닥도 밟고, 돌멩이들을 주워 성도 쌓고, 산책로에서 발견한 갖가지 초화류와 나뭇잎들은 아이들의 장난감이자 교과서가 된다. 뿐만 아니라 드넓은 한강변에 꾸며진 생태공원에는 1km가 넘는 산책로를 따라 갈대와 물억새가 사람 키만큼 커져 있어 초겨울 정취를 한껏 들어낸다. 특히 이곳에 흰뺨검둥오리, 큰기러기 그리고 돌무더기 주위에 굴뚝새 등을 관찰할 수 있는 조류 관찰테크가 있어 아이들에게 자연을 스스로 느끼게 할 수 있는 곳이다.
-5,8호선 천호역 1번 출구로 나와 천호대교 방향으로 500m이동

자갈길(고덕)= 아이들의 손을 잡고 주말 산책하기에는 이만한 장소도 없을 듯. 고덕 생태공원 내에 만들어진 3km의 생태탐방로는 이미 ‘웰빙 산책로’로 잘 알려진 장소이다. 산책로에는 버드나무를 비롯해 수로, 생태연못, 저습지, 건생초지 등이 운치 있게 자리 잡고 있다. 또 생태탐방로 중간 중간에 조성된 나무테크에서는 나무속에 숨어있는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딱새, 노랑지빠귀 등을 바로 눈앞에서 관찰할 수 있다. 해질녘 강변가까이에서는 공기돌만한 자갈길을 걷다 만나는 환상적인 저녁노을도 빼놓을 수 없는 장관이다.
-5호선 명일전철역 3번 출구에서 2,5번 버스를 타고 주공APT후문 하차 후 강동구 음식물 재활용 센터로 진입하여 100m이동

자료, 사진 제공=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워크홀릭 담당기자 최경애 doongj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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