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통신개방시대-통신협상 타결로 통신서비스 요금.질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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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세계 통신시장의 국경을 허물어뜨리는 세계무역기구(WTO)통신협상이 타결됨으로써 오는 2000년 2조5천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분야 시장에 무한경쟁의 새로운 룰이 마련됐다.협상의 관문을 넘은 각국은 앞으로 치열한 시장선점의 레이스에 돌입하게 된다.이번 협상의 의미와 한국의 득실,그리고 국내업계 대응책과 국내외 기업의 경쟁 전망등을 짚어본다. [편집자註]

WTO 기본통신협상 타결로 세계통신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미.일및

유럽연합(EU)등 선진국을 포함,한국등 69개 협상 참여국은 본격적인 자국

시장 울타리 허물기에 들어가게 됐다.

협상 참여국은 자국의 시장 개방안에 해당하는 양허안을 WTO 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S)에 제출한 뒤 연내 관련법령을 개정,내년

1월1일부터 이번 협상 결과를 이행하게 된다.

2년10개월동안 지속된 협상 타결로 국내 통신시장은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국내 시장이 어떻게 얼마나 개방될 지는 정부가 제출한 양허안에

명시돼 있다.

외국업체들은 지금까지 무선분야에 한해 지분참여라는 소극적 방식으로

국내 통신시장에 진출했으나 앞으로는 기업인수.합병(M&A)을 비롯,전략적

제휴등 다양한 수단으로 공략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음성(회선)재판매사업과

인터넷폰.콜백서비스등 주변시장과 개인휴대통신(PCS)과 같은 무선분야.

음성재판매.인터넷폰등은 현재는 틈새시장에 불과하지만 기술이

진화하면서 엄청난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국내외 통신사업자간의 경쟁 가열이 예상됨에 따라 통신위원회 기능

강화등을 통한 공정경쟁 보장도 정보통신부가 추진해야할 과제로

대두됐다.

협상 참여국들은 타결된 통신협상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자국

통신산업,나아가선 산업 전반의 미래가 좌우된다는 한결같은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분야에서 엄청난 국제경쟁이 예상된다.

국내 통신시장에 대한 외국기업 진출과 마찬가지로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문호도 활짝 열린 셈이다.그러나 당장은 각국 대표들의

협상'성적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측 양허안은 크게 주목되는 대목으로▶국내 통신회사에 대한 외국인

지분허용 폭▶음성재판매등의 부문에서'선방했다'또는'밀려서 양보했다'등

업계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 대표로 이날 협상을 마친 정통부

이교용(李敎鎔)국제협력관은“우리측이 외국인 지분허용 폭등에서

미.일.EU등 선진국보다 훨씬 낮고,태국등 개도국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타결을 본 것은 만족할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쪽에선 외국업체의 국내.국제등 일체의 전화사업이

가능해지는 음성재판매사업을 오는 99년 개방토록 함으로써 미 AT&T.영국

BT등 기술과 자본이 강한 거대 통신회사에 속수무책으로 시장을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으론 국내 부가통신시장을 94년 완전 개방하게 되면 외국기업의

독무대가 될 것이란 우려가 많았으나 앞으로 2년만에 시장규모가 연간

약8천억원으로 2배 이상 커지고 국내 사업자들도 2백50여개로 늘어나는등

오히려 국내산업의 활성화를 가져오게 됐다는 시각도 있다.

소비자인 국민 입장에선 개방효과로 보다 품질 좋고 저렴한 통신서비스를

다양하게 골라 이용할 수 있고 기업의 통신비용 부담도 줄어들 것이란

점에서 협상의 또다른 평가가 가능하다.당장 내년부터 통신요금이

전반적으로 내리는 현상이 예상된다.

또 국내 통신회사들은 특히 외국인 지분투자가 50% 이상 개방된 남미

등지로 진출할 기회가 더 넓어진다. 〈이중구 기자〉

<사진설명>

WTO 기본통신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외국인도 내년부터 기간통신회사의

대주주로 국내통신서비스사업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외국 회사들은

장거리전화회사를 비롯한 부가가치 높은 사업에 집중 진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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