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알 서브, 철벽 블로킹 … 대한항공, 삼성화재도 격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개막전 LIG손보를 꺾고 산뜻한 이륙을 했던 대한항공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현대캐피탈에 이어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마저 격침시켰다.

대한항공은 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삼성화재전에서 김학민과 외국인 선수 칼라를 앞세워 3-1로 역전승했다. 4연승으로 남자부 6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무패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진준택 대한항공 감독은 난적 삼성화재를 물리친 뒤에도 성에 차지 않는 듯 “선수들이 긴장한 탓에 경기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 서브와 수비 조직력을 더 가다듬겠다”고 말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1세트를 이기고 다소 방심했다. 역시 대한항공은 강팀으로 변모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안젤코가 대한항공 칼라(右)의 블로킹을 앞에 두고 스파이크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대한항공, 좌우 날개로 날다=대한항공이 올 시즌 돌풍의 팀으로 떠오른 것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수비력과 프로 팀 가운데 가장 강력한 좌우 엔진을 갖고 있는 덕이다. 레프트에는 쿠바 출신 칼라(19점)가, 오른쪽에는 김학민(20점)이 제몫을 다해주고 있다.

칼라는 1세트에서 단 2점만 올리며 부진했다. 대한항공은 끌려가며 첫 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칼라는 2세트부터 불이 붙었다. 양팀 통틀어 가장 큰 키(2m5cm)를 이용해 삼성화재 코트를 두들겼다. 10득점. 특히 4세트에서는 15-14로 쫓기던 상황에서 안젤코의 후위공격을 블로킹하며 상승세를 끌고 갔다. 칼라가 쉬어가면 김학민이 펄펄 날았다. 하이라이트는 3세트, 대한항공이 17-13으로 앞서 가던 상황. 김학민은 후위공격 2개를 연속 성공시킨 데 이어 곧바로 서브포인트를 얻어내 삼성화재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4세트 24-22에서는 공격라인 뒤쪽에서 승리에 대못을 박는 스파이크를 날렸다. 반면 삼성화재는 키 작은 레프트들인 석진욱(6점), 손재홍(2점), 이형두(1점) 등이 부진해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래도 삼성화재는 안젤코=비록 팀은 졌지만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33점을 올렸다. 팀이 힘들 때마다 세터 최태웅은 안젤코를 불렀고 그의 스파이크는 대한항공 코트에 꽂혔다. 그러나 너무 많은 공격(공격 점유율 53.51%)을 퍼붓다 보니 4세트 막판 체력이 떨어지며 블로킹에 자주 걸리는 모습이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GS칼텍스가 외국인 선수 데라크루즈(18점)와 정대영(15점)의 활약으로 KT&G를 3-0으로 물리쳤다. 2005년 프로 출범 후 11연패 끝에 처음으로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KT&G를 상대로 거둔 승리다.

인천=이석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