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LIG손보를 꺾고 산뜻한 이륙을 했던 대한항공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현대캐피탈에 이어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마저 격침시켰다.
대한항공은 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삼성화재전에서 김학민과 외국인 선수 칼라를 앞세워 3-1로 역전승했다. 4연승으로 남자부 6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무패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진준택 대한항공 감독은 난적 삼성화재를 물리친 뒤에도 성에 차지 않는 듯 “선수들이 긴장한 탓에 경기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 서브와 수비 조직력을 더 가다듬겠다”고 말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1세트를 이기고 다소 방심했다. 역시 대한항공은 강팀으로 변모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안젤코가 대한항공 칼라(右)의 블로킹을 앞에 두고 스파이크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칼라는 1세트에서 단 2점만 올리며 부진했다. 대한항공은 끌려가며 첫 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칼라는 2세트부터 불이 붙었다. 양팀 통틀어 가장 큰 키(2m5cm)를 이용해 삼성화재 코트를 두들겼다. 10득점. 특히 4세트에서는 15-14로 쫓기던 상황에서 안젤코의 후위공격을 블로킹하며 상승세를 끌고 갔다. 칼라가 쉬어가면 김학민이 펄펄 날았다. 하이라이트는 3세트, 대한항공이 17-13으로 앞서 가던 상황. 김학민은 후위공격 2개를 연속 성공시킨 데 이어 곧바로 서브포인트를 얻어내 삼성화재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4세트 24-22에서는 공격라인 뒤쪽에서 승리에 대못을 박는 스파이크를 날렸다. 반면 삼성화재는 키 작은 레프트들인 석진욱(6점), 손재홍(2점), 이형두(1점) 등이 부진해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GS칼텍스가 외국인 선수 데라크루즈(18점)와 정대영(15점)의 활약으로 KT&G를 3-0으로 물리쳤다. 2005년 프로 출범 후 11연패 끝에 처음으로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KT&G를 상대로 거둔 승리다.
인천=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