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김 회장은 “이제부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주최국이 하기에 따라 총회가 내실을 갖춘 의미있는 행사가 될 수도, 과시성의 일회성 행사가 돼 버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5000명이 모여 밥 먹고 회의하는 행사로 끝나선 안 된다는 얘기다. 그는 “대구 총회는 한국이 세계 에너지계의 중심에 설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최신의 연구성과와 정보가 공개되고 확산되는 장이 마련되는 것만으로도 국내 에너지 산업에 큰 자극을 준다. 총회 기간 중 열릴 에너지 엑스포는 국내 에너지 산업을 전 세계에 과시하며 새로운 수출 동력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세계에 내보일 수 있는 것으로 김 회장이 꼽는 건 원자력 발전이다. 그는 “대구 주변에만 20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이라며 “2013년 총회에서 원자력 발전을 미래 에너지의 대안으로 제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WEC 내에서도 원자력이 당분간 지구촌 에너지의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원자력연구소를 유치하고, 에너지학과를 지역 대학 여러 곳에 만들면 대구가 원자력 교육의 메카로 떠오를 수 있다고 자신한다. 대구처럼 많은 원전을 가까이 두고 있으면서 주민들의 피해의식이 적은 지역도 드물다는 것이다. 그는 또 “한국의 원자력 기술은 국제 경쟁력이 있다. 원자력 발전소 하나를 동남아나 남미에 수출하면 5000억원짜리 배 10척을 수출하는 효과를 낸다”고 역설했다.
선진국보다 뒤떨어지는 대체에너지 산업에 대해선 국내보다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국내 에너지 생산량의 몇%로 끌어올릴지를 목표로 삼으면 국내용 기술만 나오기 십상”이라며 “세계시장의 몇%라는 목표를 세워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회장은 총회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조직위원회를 꼽았다. “총회는 5년 뒤지만 상세 프로그램이 확정된 초청장을 2010년 몬트리올 총회에서 배포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2년 내에 큰 그림을 모두 그려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조직위 구성을 마쳐야 한다”며 “대구 총회의 조직위원장은 에너지 전문가이면서 WEC를 잘 알고, 영어에 능숙한 실무형 인사가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