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망명에 따라 정부內 고위급 간첩 파악여부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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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황장엽(黃長燁) 망명에 따라 한국정부에서 암약중인 고위급 간첩의 파악여부가 또다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黃이 우리측에“그쪽(남한) 권력 깊숙한 곳에 이곳(북한)사람이 박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메가톤급 파장이 예측되는상황이다.
한국내 중요 발표가 있을 때마다 비슷한 시간대에 베이징(北京)이나 평양의 북측 요인 사무실에 바로 팩스가 날아들더라는 친북한 해외동포들의 증언도 있었던 터라 그의 말은 무게를 더한다. 정보 전문가들은 실제 그의 정보용량을“바다”에 비유할 정도다.안기부1차장 출신 정형근(鄭亨根)신한국당의원은 黃을“북한정보의 보고(寶庫)”라고 평하며 “간첩정도가 아니라 단계별 전쟁계획까지 알고 있을 정도의 거물”이라고 분석했다.
노동당 자료연구실 부실장 김덕홍(金德弘)도 주시해야 한다는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당의 자료담당 직위는 우리 개념과 달리 극비 정보문서까지 접근가능해 간첩리스트와 관련한 金부실장의 소지여부,정보전달 가능성이 주목된다는 얘기다.
고위급 간첩 가능성은 이미 이선실(李善實)사건 때부터 확인돼왔다.여권내 한 고위 정보통은“동남아에서 활동하다 이선실을 제보하며 전향한 북한 고급 공작원(코드명 은하수)은 남한안에 하수도 망(網)같이 깊은 간첩망을 깔아놓아 잠을 이루지 못하겠다고 고백했다”고 했다.
그의 제보에 따라 간첩 김낙중(金洛中)도 검거할 수 있었다는것이다. 이선실조차 해독치 못할 고위급 대상의 난수표 지령이 있었던 점,김정일(金正日)의 지시로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공작비용의 용처가 아직 규명되지 않는 것도 가능성을 제고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정일 자신이 여배우 최은희씨에게“우리 요원이 요소요소에 박혀 있어 명령만 있으면 언제든 테러.전복이 가능하다”고도했다는 것이다.
간첩 정수일(鄭守一.깐수)은 안기부 조사과정에서 이미“남한에수십~수백명의 간첩이 활동하고 있는 것같다”고 진술했다.
해럴드 니컬슨등 미 중앙정보국(CIA)중견간부들이 지난해 러시아 첩보원활동을 한 혐의로 줄줄이 체포됐듯 고위급 전향때의.
스파이 색출'은 외국에서도 정해진 수순이다.
이에따라 고위급 간첩의 해외도피.자수.저항등 모든 가능성에 공안당국의 기민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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