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축구' 황선홍.이임생.하석주등 부상선수 즐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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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차범근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98년프랑스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조별 예선전이 바싹 다가왔는데도 태극전사들의 전력이 자신의.눈높이'를 따라잡기엔 턱없이 아득하기 때문이다.
물론 차감독이 승패 자체를 놓고 한숨짓는 것은 아니다.비교적약체인 홍콩(22.홍콩).태국(3월2일.방콕)을 상대로한 원정이어서 패배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그러나 현재의 팀전력으로는자신의 구상은 둘째치고 부풀대로 부푼 축구팬들 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생각이 차감독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우선 부상선수들이 즐비해.판짜기'부터 꼬이고 있다.골게터 황선홍(포항스틸러스)은 아시아선수권대회(96년12월.아랍에미리트)에서 입은 아킬레스건 부상 때문에 차감독 데뷔무대(호주 4개국 친선대회.1월)를 거른데 이어 아직 본격 훈련 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태릉선수촌 물리치료실에 입원(?)중인 황은 빨라야 월드컵 예선 홈경기(5월)에나 출전할 수 있으리란 전망.
차감독이 그동안“그렇게 좋은 재목이 이제껏 빛을 못본게 안타깝다”고까지 칭찬했던 중앙수비수 이임생(부천유공) 역시.중환자'.호주 전지훈련중 왼쪽발목을 찍혀 드러눕는 바람에 자신을 뽑아준 차감독에 대한.보은(報恩)'을 최종예선전(1 0월말~11월초)으로 미뤄야 할 형편이다.이밖에 붙박이 스위퍼 홍명보(포항).황선홍의 투톱 단짝으로 점찍어둔 김도훈(전북다이노스),왼발 프리킥의 명수 하석주(부산대우)등 스타들이 줄줄이 크고작은부상에 시달리느라 훈련보다 몸조리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따라 차감독은 11일 광운대와의 연습경기에서 박건하(수원삼성)를 최전방에 포진하고 고종수(삼성).최문식(포항).노상래(전남드래곤즈).윤정환(유공)을 바로 뒤에 붙여 배후지원하게 하는 비상전술을 시험했으나 소득은 후반에 교체투입 된 서정원(안양LG)의 1골(44분)이 고작이었다(1-0승).
수비라인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미드필더에서 홍명보 자리(스위퍼)로 내려앉은 유상철과 최영일(이상 울산현대)로 이어지는 중앙수비라인은 든든했으나 김상훈(현대)과 김현수(대우)가 맡은 좌.우 외곽수비(윙백)는 공.수 전환이 늦어 차감 독이 추구하는 빠른 측면돌파→상대 수비진 분산→중앙공백 공략 전술이 거의먹혀들지 않았다.
〈정태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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