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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부도도미노 시작인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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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보사태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사이 국내 전자산업의 메카 용산전자상가내 컴퓨터업체들이 불황을 이기지 못해 부도 회오리에 휘말리고 있다.
용산전자상가내 최대 컴퓨터 양판점 아프로만(대표 成祉煥)이11일 제일은행 무역센터지점에 돌아온 29억원의 어음을 막지못해 부도위기에 몰리면서 이 회사와 거래하는 상가내 대다수 업체들이 연쇄적 자금난에 휘말렸다.극심한 경기위축과 한보사태의 여파가 겹쳐 이들 업체에 대한 금융기관의 신용대출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용산상가 부도 도미노는 지난달 29일 대형 컴퓨터업체 한국IPC가 거액의 부도를 냈고 그 여파로 멀티그램등 전자상가내 굵직한 업체들이 쓰러지면서 표면화됐다.
이 파장으로 한국IPC와 멀티그램이 발행한 어음을 갖고 있던 아프로만도 자금난에 빠졌고 상가내 수백개 업체로 불똥이 튀게 됐다.용산상가내 대형 컴퓨터유통업체 KCC정보통신 구매과 양길용(梁吉容)대리는“종전에는 용산상가내 어느 업 체와도 한달이상 만기어음으로 거래했으나 이번 부도사태 이후 업체들이 현금만 받기 때문에 물품구입이 힘들고,그나마 배달비까지 얹어줘야 할 정도로 거래가 경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로만과 거래하고 있는 세양정보통신등 채권업체들은 지난 10일 아프로만 매장에서 컴퓨터등을 회수하면서 채권확보에 나서는등 부도를 기정사실화하고 이에 대비해왔다.
아프로만은 지난해 1천6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용산상가내 최대규모 업체로 이 회사에 납품관계로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업체는 5백여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한국IPC는 한 업체 제품 위주로 영업한 반면 아프로만은 많은 업체의 제품들을 모아 판매하는 양판점이기 때문에 피해업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터미널전자쇼핑 컴퓨터상우회 윤준호(尹俊鎬)회장은 용산상가 경영위기를“전반적 컴퓨터시장 불황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그는“용산전자상가의 평균마진이 1%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재고를 이기지 못해 적자를 보면서도.울며 겨자먹 기'식 판매를 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용산전자상가에는 중견업체인 H,S사등도 곧 무너진다는 소문이끊임없이 돌고 있으며 실제로 이들 업체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세양정보통신 관계자는“우리 회사도 멀티그램에 37억원,아프로만에 3백40억원이 물려있어 심각하다”고 밝 혔다.
한국IPC 부도와 중견업체들의 부도설이 돌면서 상가내 경기는꽁꽁 얼어붙고 있다.
이미 한국IPC에 메모리 반도체 부품을 납품해오던 중도전자.
우신전자산업등 50여곳이 심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으며 한국IPC대리점중 일부 업체는 이미 문을 닫았다.
용산전자상가 에스엠시의 조경완(趙慶完)사장은“한국IPC.아프로만과 거래관계에 있는 업체가 각각 2백여곳.5백여곳에 달해 용산전자상가 전체점포의 4분의1 가량이 연쇄부도 악몽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윤.양영유.김동호 기자〉 이밖에 가산전자.두인전자을 납품해오던 중도전자.보스미디어.동인무역등 50여곳이 심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으며 한국IPC대리점중 일부 업체는 이미 문을닫았다. 용산전자상가 에스엠시의 조경완(趙慶完)사장은“한국IPC.아프로만과 거래관계에 있는 업체가 각각 2백여곳.5백여곳에달해 용산전자상가 전체점포의 4분의1 가량이 연쇄부도 악몽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가산전자.두인전자등 제조업체들도 피해가 코앞에 닥친 상황이다.가산전자 관계자는“아프로만이 부도가 나더라도 멀티미디어 VGA보드를 현금으로 납품했기 때문에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도“판매대리점에서 어음결제한 물량이 2 억~3억원으로 파악되고 있어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용산전자상가 시디프라자의 최명식사장은“정부가 나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용산상가 전체가 연쇄부도에 휘말리는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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