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쟁점>분당.일산 독립市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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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수도권 최대규모의 신도시인 분당.일산 주민들이 입주가 완료되자 일제히 독립시 승격문제를 들고나와 뜨거운 지역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신도시주민들은 각종 불이익과 불편해소를 위해 독립시승격을 강력히 요구하는 반면 지역의 균형발전과 화합을 위해 광역시를 원하는 구시가지 주민들간에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분당=분당신도시에서는 94년1월 주민 5만명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독립시 추진운동이 3년째 전개되고 있다. 평촌.산본.중동신도시와는 달리 지역적으로 구시가지와 구별돼 문화.정서적 차이가 심하고 신도시 주민들의 세금이 구시가로 빠져나가 정작 신도시 주민들의 자족기능과 복지시설이 미약하다는 것이 독립시 추진의 주된 이유.각종 여론조사결과 독립시 승격에대한 주민들의 찬성률이 70%이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19 총선 당시에는 모든 후보가.분당 독립시'를 최대 공약사항으로 내세울만큼 주민들의 독립시 의지는 확고하다. 그러나 분당독립시 추진은 광역시를 원하는 구시가지 주민들의 반대의견에 막혀 지역대결 구도를 빚고 있다. 신도시와 구시가지의 특성을 상호보완하는 과정을 통해 성남시를이상적인 도.농 복합형 광역도시로 발전시키자는 것이 구시가지 주민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지난해 9월 성남시의회에선 분당지역 의원 13명의 발의로.분당독립을 위한 촉구결의안'이 상정되기도 했으나 표결 끝에 기존지역의 반대로 28대12로 부결됐었다. 당시 이 문제는 분당독립시와 광역시를 주장하는 신도시와 구시가지 주민들의 감정의 골을 깊게 하는 나쁜 결과만을 낳았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로 사실상 신도시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분당지역 국회의원과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분당독립시 추진이 전개되고입주자대표회의도.분당독립시 추진위원회'구성을 계획하는등 독립시추진을 위한 움직임을 재개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성남시는 최근 독립시 추진에 찬물을 끼얹는 분당신도시 분구(分區)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산=최근 독립시 문제가 본격 거론되자 고양시와 일산구청및기존 고양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지만 일산신도시 입주민들은“이는 예상했던 일”이라며 당초 계획대로 시의 독립을 추진해나가기로해 앞으로 격심한 논란이 불가피할 전 망이다. 일산신도시입주자대표협의회(회장 權五活.65)는 지난 4일 오후 임원회의를 열고 임원 11명으로 일산독립시추진위원회(위원장兪珍五.60)를 구성,본격적인 독립시 승격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추진위는 이를 위해 지난 6개월간 초등학교 어머니 모임및 신도시내 78개 아파트동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했다.이런 상태에서최근 경기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신도시기능 정상화를 위한 과제와전망'이란 보고서의 여론조사결과 주민들의 89%가 독립시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독립시 승격 요구를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추진위는 이달말까지 아파트 단지별 모임을 열어 주민 홍보에나서는 한편 대학교수등 각계 전문가 5~6명을 초빙,심포지엄을개최키로 했다.이와함께 독립시를 상징하는 로고와 표어등을 공모할 계획이다. 추진위는 이달중으로 주민투표법안이 통과될 경우 올 상반기중 주민의 서명을 받아 고양시에 독립시 승격을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요청할 방침이다. 대표협의회는“정부는 신도시조성 당시 시청부지를 선정해 두는등사실상 독립시 설치를 약속한바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독립시 요구 이유로 문화적.정서적 차이를 최우선으로 꼽고 있으며 행정관서의 구도시 편중 지리적으로 뚜렷한 구획 신도시 지방세 수입 이탈등을 들고 있다. 신도시 주민들은“주민화합을 저해하고 지역발전이 저해된다”는 기존시가지 주민및 고양시.일산구청등의 반대에 대해서는“행정구역이 나눠지더라도 생활편의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일산신도시는 구시가지와 확연히 구분돼 있고 대부분 서울에 직장을 두고 있어 정서상 구시가지와 구별되는 지역이어서 독립시 승격에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3년째 독립시를 추진해오고 있는 분당과 연대해독립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익진.엄태민.김현정 기자〉<사진설명> 분당.일산 신도시 주민들이 입주가 완료되자 독립시승격을 본격추진하고 있다.사진은 일산신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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