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리더>인도네시아 운수재벌 위자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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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요즘 인도네시아 군소은행들은 한 야심찬.기업사냥꾼'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부실한 은행을 대상으로 과감한 적대적 매수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택시회사 사장출신의 요피 위자자(40.사진).대학생이던 20년전 택시 한대를 구입해 영업을 시작하면서 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택시업에서 승승장구하며 현재 10개 택시회사를 거느리고 20억달러짜리 지하철사업에도 참여하는 운수재벌로 성장했다. 운수업에서 자수성가한 젊은 사업가 정도로 평가되던 그가 인도네시아 최초의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95년.방크파판 세자테라'를 인수하면서부터.그는 특유의 저돌적인 전략으로하루아침에 주식 20%를 사들여 이 은행의 경 영권을 장악했다. 은행경영진이나 감독권을 가진 중앙은행조차 은행의 주인이 바뀐 사실을 몰랐을 정도로 신속한.작전'이었다.그는 1천3백만달러의 이익을 챙기고 경영권을 양도했다. 그가 지난해 8월.방크 마샬'의 사냥에 나서자 이 은행 증권사업부는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해 주식을 사들였고 그과정에서 위자자는 간단하게 2천만달러를 벌어들였다. 그의 공격적인 은행인수에 대해 인도네시아 재계에선 사업양도는막후조정을 통해 원만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불문율을 깼다며 못마땅한 표정이다. 위자자는 이같은 재계의 반감에 아랑곳하지 않는다.실제로 그가법을 어기면서 주식을 사들인 사례는 없다.오히려 낙후된 인도네시아 재계의 금기를 하나씩 깬다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의 공격적 주식매입을.치고 빠지기'식의 돈벌이로만 보는 세간의 눈초리도 거북하다.위자자는“내가 손댄 은행들을 내손에 맡겨뒀더라면 단시간내에 수익성 높은 은행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었다”며 자신이 단순한 투기꾼이 아니라 진정한 경영 자임을 강조한다.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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