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브랜드 사용기업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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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올들어 가족상표(family brand)를 새로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족상표는 기업명칭(house brand)과 개별상표(individual brand)사이에 위치하면서 같은 종류.소비계층.유행성을 가진 제품군을 대표하는 상표를 일컫는다. 최근 선보인.미원 청정원 진육수'.나래이동통신 015나래텔 메신저서비스'등과 같은 상품에서.청정원'과.015나래텔'이 바로 가족상표에 해당되는 셈이다.언뜻“회사이름과 제품명만 있으면되지 괜히 복잡하고 외우기 어렵게 할 필요가 있 느냐”고 할 수도 있으나 실제 기업의 사정은 다르다.한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던 기업이 새로운 분야에 진출할때 기존제품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화장품이나 패션.잡화제품처럼 신제품을 유행에 맞게 수시로 내놓아야 하는 분야에서도 기존 상표는 벌써 구식이 돼버리기 십상이다.그렇다고 기존 상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와 명성을 아예 무시하고그때 그때 새로운 상표를 개발해 광고.홍보를 한다는 것도 경제성면에서 불가능하다.가 족상표는 사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중간자적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식품분야를 총괄하는 청정원 외에도 커피제품은.로즈버드',냉동식품군은.쿡 앤 조이'등과 같은 가족상표들을 지난해말 잇따라 개발한뒤.모든 제품의 조미료 이미지 탈피화'를 시도하고 있는 미원이 대표적인 사례다.서울트래드 클럽의 경우도 지난해말 남성캐주얼 제품들을 새로 내놓으면서 .정통 신사복 제조회사'로서의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이 제품들에는.제스'라는 가족상표를 사용하고 있다.쌍방울의 캐주얼의류 브랜드인.가쉽',금강제화의 20대의류 브랜드인.제니아'등도 마찬 가지로.내의'나.신발'의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태평양 아모레 라네즈 물꽃요정'등과 같이 화장품회사들이 한제품에 무려 4~5개의 상표들을 붙이는 것도 같은 차원이다.신뢰도를 위해 제조회사명을 그대로 사용하되 연령별.기능별로 세분화된 가족상표들을 최종 상품명 앞에 끼워넣음으로써 소비자들에게새롭고도 유행에 맞는 제품이란 이미지를 계속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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