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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와인처럼 … 싸우면서 ‘숙성’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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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소서노의 새 선택은 와인이었다. 지난해 3월 종영한 MBC ‘주몽’의 소서노 한혜진(27)이 다음 달 1일 시작하는 SBS 와인드라마 ‘떼루아(Terroir)’에 출연한다. 1년 반만의 컴백이다. 지쳐서 1년을 쉬었고, 배역을 고민하다가 6개월을 보냈다. 그만큼 힘들게 고른 작품이란 뜻이다.

떼루아는 포도를 재배하는 데 필요한 기후·태양·토양 등 전제조건을 일컫는 프랑스어. ‘떼루아’는 국내 첫 와인드라마다. 여기서 한혜진은 전통주를 계승하려다 와인을 배우게 되는 이우주 역을 맡았다. 22일 일산 SBS 제작센터에서 한혜진을 만났다.

[나무액터스 제공]

와인드라마의 여주인공을 맡았지만, 한혜진은 술을 거의 못 한다. “스무 살, 스물한 살 때만해도 술자리가 좋아 소주 한두 잔씩은 마셨어요. 하지만 도저히 입에 안 맞아서 어느 순간 안 마시기 시작한 게 벌써 5년이네요.”

그러나 와인 한 잔 마시지 않고서는 와인의 매력을 알 수도, 연기로 표현할 수도 없는 법. 국내 최초의 소믈리에로 꼽히는 서한정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부터 석 달 간 와인을 배웠다. 시음한 와인만 백여 가지다. “병따는 법부터 디캔팅(decanting·와인을 다른 유리병에 옮겨 담으면서 공기와 접촉시켜 숙성시키는 것), 서로 다른 종류의 와인을 혼합해 새로운 맛을 내는 블렌딩(blending) 등을 공부했죠. 한모금씩의 시음도 제게는 힘들었지만, 맛을 즐길 수는 있었어요.”

여주인공 이우주는 원래 와인을 싫어하는 인물이다. 할아버지의 전통주 가게를 매입해 와인바 ‘떼루아’로 바꿔버린 와인마스터 강태민(김주혁)에게 적개심을 품고, 가게를 되찾겠다며 취직해 허드렛일을 시작한다. 하지만 우연찮게 태민에게 와인을 배우게 되고 결국 그와도, 와인과도 사랑에 빠진다.

“싸우다가 ‘숙성’이 되는 거죠. 톡톡 튀는 스파클링 와인 같은 이우주의 성격에서 일단 김을 좀 빼고, 정반대 성격인 강태민과 섞어서 멋진 사랑을 일궈낸다고나 할까.” 사랑의 풀이에도 디캔팅과 블렌딩의 개념을 활용하는 품세가 와인드라마 주인공답다.

드라마 ‘떼루아’의 주인공 한혜진과 김주혁(右).[연합뉴스]

하지만 이미 여러 남자에게서 상처를 받은 우주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이우주는 더 이상 사랑하기를 두려워하는 인물이에요. 강태민과의 사랑에도 주저하죠. 그러다 결국 사랑에 빠지는데, 그 변화를 잘 표현해내는 게 과제예요.”

이 드라마를 통해 한혜진이 알리고 싶은 것은 ‘와인도 서민의 술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만화 ‘신의 물방울’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면서 와인에 대한 관심을 일으켰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와인은 명품, 비싼 술이라는 인식이 인식이 강해요. 알고보면 와인은 서양식 전통주라는 사실을 드라마를 통해 알리고 싶어요.”

한혜진의 와인 스승인 서한정 회장도 ‘내 입맛에 맞는 와인이 최고의 와인’이라는 말을 교육기간 내내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와인으로 경북 청도산 감 와인을 꼽았다. “저도 처음엔 감으로 만든 와인이 있는지도 몰랐죠. 하지만 다른 어떤 와인보다 제게는 맛있더라고요. 명확히 말해 와인은 과일을 발효시킨 과실주라는 뜻이에요. 프랑스산 포도주라고만 생각하셨죠? 그렇다면 저희 드라마 보시고 와인 공부 하세요. 하하.”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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