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 “내달 2일 검찰 나가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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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66)씨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28일 “어제 출석 의사를 타진했고, 노씨가 다음달 2일에 오겠다고 했다”며 “곧 출석 일자를 정해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노 전 대통령의 후원인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2006년 농협의 자회사 ‘휴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정대근(64·구속 수감) 당시 농협 회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포착했다. <관계기사 3면>

검찰에 따르면 국세청의 계좌 추적 과정에서 박 회장이 2006년 1월 정 전 회장에게 차명으로 20억원을 전달했다가 9월에 돌려받았으며, 지난해 7월 20억원을 또다시 보냈다가 올해 7월 돌려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태광실업은 2006년 5월 휴켐스 지분 46%를 1777억원에 인수하기로 농협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다음 달 본계약에서는 322억원이 줄어든 1455억원에 인수해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중수부는 이날 경남 김해시의 박 회장 집과 태광실업, 계열사인 정산개발(정산컨트리클럽), 휴켐스 서울사무소 등 여섯 곳을 압수수색해 회계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박 회장 개인서류 등을 가져왔다. 박 회장은 세종증권 주식 투자와 관련한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증권거래법 위반)와 해외 법인으로 소득을 빼돌려 200억원을 탈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증권선물거래소에서 27일 세종증권 주식 거래 관련 자료와 박 회장에 대한 조사 서류를 받았다고 밝혔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에서는 정보 발표 두 달 이전에 주식을 샀을 때만 내부 정보 이용으로 본다. 박 회장은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기 8개월 전에 주식을 샀기 때문에 무혐의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고교 동창 정화삼(61·구속)씨가 세종증권 매각을 알선하고 받은 30억원을 관리한 전 청와대 행정관 이모(33)씨를 다시 소환했다. 수사팀은 정씨의 사위인 이씨를 상대로 30억원 중 일부를 노건평씨에게 전달했는지를 조사했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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