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영등포공장 64년 榮辱 마감-서울시서 공원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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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우리나라 맥주의 발상지라 할수 있는 OB맥주 영등포공장(영등포구영등포동582)이 설립된지 64년만에 철거된다. OB맥주는 지난해말 공원용지로 서울시에 매각한 영등포공장을 지난달 10일부터 가동중단 상태에서 3일부터 시설철거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부지면적이 1만9천4백91평인 OB맥주 영등포공장은 1천1백39억원에 매각됐는데,OB측에서 이달말까지 시설철거 작업을 완료하면 서울시에서 녹지확충 5개년계획에 따라 공원으로 조성하게된다.철거되는 OB맥주 공장은 일제강점기인 19 33년12월 일본 기린맥주가 설립한.소화기린맥주 '가 전신.이보다 4개월 앞서 대일본맥주 가 설립한 조선맥주와 함께 양사체제로 국내 맥주산업을 이끌어 오다 45년 해방과 함께 한국인 주주인 두산그룹의 초대회장 박두병(朴斗竝)씨에게 경영권이 인계됐다. 이에 따라 48년 2월 회사이름도 동양맥주로 바뀌고 상표도 OB맥주로 바뀌었다. 공장설립 초기 연간 4천2백40 이었던 OB맥주 영등포공장은60년대 이후 맥주붐을 타고 시설이 연산 18만5천 로 대폭 늘어났다. 지난 64년간 이곳에서 생산.판매된 맥주는.기린맥주'를 시작으로.OB'.OB몰트비어'.OB보크비어'.OB필젠비어'.OB블랙비어'에서 현재의 주력제품인.OB라거'까지 모두 99억1천만병(5백㎖들이 기준).맥주병을 옆으로 누이면 서울 과 부산을 2천9백46회,지구둘레를 62.9회,지구에서 달까지 3.28회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OB영등포공장에서 이처럼 맥주를 생산.판매해 벌어들인 돈이 오늘날 두산그룹이 26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서열 12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밑바탕이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경기이천.전남광주.경북구미등에 맥주공장을 가동중인 OB맥주는 철거하는 영등포공장 설비 가운데 사용가능한 일부 시설은새로 건설중인 대전공장이나 해외이전을 추진하고 노후설비는 고철로 폐기할 계획이다. <유진권 기자> 우리나라 맥주의 발상지인 OB맥주 영등포공장전경.1933년 일제의 소화기린맥주로 첫 설립된 이후 64년간총99억1천만병의 맥주를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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